발레 '백조의 호수'가 다음 달 9~13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으로 더 잘 알려진 '백조의 호수'는 지그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의 사랑을 다룬 클래식 발레의 명작.지그프리트 왕자는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밤에는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 슬픈 운명의 오데트에게 청혼하지만,악마의 딸인 흑조 오딜과 오데트를 혼동해 오딜과 결혼하기로 하면서 이야기는 급반전한다. 저주를 풀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왕자의 사랑을 동시에 잃은 오데트는 비탄에 빠지고,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왕자는 오데트를 만나기 위해 호수로 달려간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오데트와 백조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군무 및 오데트 · 오딜과 왕자의 2인무,상반된 성격의 순수한 백조 오데트와 사악한 흑조 오딜을 동시에 연기하는 주역 발레리나의 춤이 '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면서 '백조의 호수'는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팬들의 러브콜 속에 여러 안무가들이 다양한 버전을 내놨다. 오데트와 지그프리트가 함께 호수로 몸을 던지는 비극으로 마무리하기도 하고,둘의 진정한 사랑이 이뤄지는 해피 엔딩을 선보이기도 한 것.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에서는 모든 백조 역에 남성 무용수를 캐스팅하기도 했다.

국립발레단이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백조의 호수'는 그 중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한 버전이다. 그리고로비치 버전은 해피 엔딩.악마에게 속아 오딜을 잘못 택한 왕자가 오데트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오데트가 왕자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순간 기적이 일어나는 것으로 처리했다. 이를 위해 그리고로비치는 비극적인 결말을 전제로 만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전면적으로 편곡했다.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5일 동안 6회 공연되는데,각회마다 주역이 다르다. 김지영과 이동훈(9일),박세은과 김기민(10일),박슬기와 이영철(11일),김주원과 김현웅(12일 낮공연),김리회와 장운규(12일 저녁공연),고혜주와 김현웅(13일) 등 총 여섯커플이 캐스팅됐다. (02)587-6181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