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요인터뷰 人' 15일 방송

방송인 김제동이 지난달 자신의 KBS 2TV '스타골든벨' 하차를 두고 일었던 정치적 외압 논란과 관련해 "당황스러웠고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97%의 원인은 내부에서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밤 12시25분 방송되는 MBC TV '일요인터뷰 인(人)'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읽는 신문의 사설들이 일주일간 내 이야기로만 시끄러우니까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그른 일인가를 떠나 부담스러웠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해도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제작진이 이런 부담을 안아야 하지 않느냐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스타골든벨' MC에서 하차한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97%의 원인은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로서 반석 위에 올려놓았는가', '과연 이 프로를 4년 하면서 이름에 걸맞게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어왔는가' 등에 대한 치열한 자기 반성이 선행되어야합니다.

모든 일에 있어 97%의 원인은 내부에 있고, 3% 정도는 세상의 어떤 일이든 외부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외부 요인에 의해서 저의 무엇인가가 결정되어졌다고 믿거나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더 힘들어질수도 있고, 또 그것은 제가 비판하고 발전한다고 해서 당장 바꿔놓을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요.

그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의 능력, 시청률이 안 나오고 성적이 안나오면 바뀌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겁니다.

또 근래 몇 년간 제가 무너뜨린 프로그램이 많아요.

(웃음)"


김제동은 '사람을 웃기는 데는 좌우가 없다'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웃음엔 좌우도 없지만 사람의 정치색이란 게 좌우로만 따질 수 있는 이분법적인 것도 아니다"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는다는 것은 상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아무리 재미있는 유머라도 싫어하는 사람이 이야기하면 웃을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웃음엔 좌우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본 것이 '스타골든벨' 하차로 이어진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노제 사회를 본 것 때문에 '아마 저 사람은 저런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난 그냥 굉장히 좋아했던 어떤 분이 돌아가셨는데, 노제 때 사회를 봐줬으면 좋겠다 해서 갔다.

그 분이 대통령이 아니었더라도 ,우리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도 유족이 원했으면 갔을 것"이라며 "저를 보면서까지 정치를 떠올리게 하고 싶진 않은데, 본의 아니게 요즘 자꾸 그렇게 돼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예인의 사회 참여'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한다고 말했다.

"공인과 사인의 개념으로 나누자는 게 아니고 이미 사회생활 전반에 연예인의 사회적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이 영향력을 과연 어떤 방향으로 소진하고 어떤 운동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전적으로 연예인 개개인의 판단이죠. 어디서 규제해서 되는 것도 사실 아닙니다.

이미 그런 세상은 아니지 않나요.

'연예인의 사회참여 과연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말은 그럼 반대로 봐야합니다.

연예인이 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부분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볼때는 없습니다.

"
한편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경쟁력으로 '상대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얼굴'이라고 꼽은 그는 공연 무대에서 마무리할 때 큰절을 하는 것에 대해 "한시간 반, 두시간 동안 관객의 나이와 경륜을 다 합치면 큰절을 백번해도 모자라다.

또 사실 그 순간이 제일 행복하고 짜릿하다.

큰절을 했을 때의 장점은 절을 하고 오래 엎드려 있으면 있을수록 박수는 더 커진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또한 늘 톡톡 튀는 어록으로 화제를 모으는 그는 "신문, 책, TV, 친구들이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 명언집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런 것들이 머리 안에 쌓여 있다가 행사할 때 하나씩 툭툭 나온다"며 "기록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대신 한 번 읽은 책들은 주위에 흩뿌려놓는다.

그래야 보고 또 본다.

하지만 그렇게 다독을 하는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