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동물은 인간뿐이니까요. "(교사),"인간은 특별한 수학적 능력을 지녔잖아요. "(회계사),"동물은 생일파티가 없으니까 우리가 열어줘야 해요. "(5세 어린이)

미국의 뇌신경학자 마이클 가자니가(70 ·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인간은 다른 생물과 어떻게 다른가'를 연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이런 대답들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는 이들의 답은 각각 옳지만 그런 정보만으로는 인간의 고유성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신작 《왜 인간인가?》(추수밭 펴냄)에서 '뇌'라는 키워드로 인간의 유일성을 풀이하는군요. 인간의 뇌가 타고나기를,또는 진화하기를 다른 동물과 달리했다는 것이죠.가장 중요한 차이는 '복잡성'과 '연결'이군요. 인간의 뇌신경 시스템에서 모든 모듈이 세밀하고 복잡하게 연결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뇌에서는 합리적 이성뿐 아니라 감정과 직관도 다른 동물보다 빨리 작동하지요. 사회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도 사회적 조직을 형성하지만 생존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와 사회성을 즐기는 것은 인간뿐이니까요. 이는 인간이 추상적인 관념을 실질적인 관념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예술 분야에서 인간의 유일성은 더욱 확연합니다. 예술 행위나 작품을 보면 절로 미소를 머금는데,이는 뇌가 예술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랍니다. 과학적으로는 '뇌가 예술적인 자극을 쉽게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단순히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어째서 여타 동물과 다른 '만물의 영장'인지 진지하게 이해하고 본질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인간성'에 대해서도 대단히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관점을 보여주는 그의 문장도 따듯하군요. 독자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친구와 편안하게 대화하듯 쓴 일상적이고 유쾌한 문체가 그의 긍정적인 세계관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지난해 아마존 과학분야 올해의 책에 선정될 만한 내공이군요.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