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의 죽음 이후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극본 김영현ㆍ박상연, 연출 박홍균ㆍ김근홍)은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까.

신라시대 최고의 팜므파탈이면서 권력자로 극의 중심에 서 있던 미실이 덕만공주(선덕여왕)와의 권력 다툼에서 패한 뒤 결국 10일 방송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후 내용에 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덕여왕'에서 그려질 미실 이후의 이야기를 드라마 내용과 역사서에 기록된 내용 등을 토대로 예상해 봤다.


◇ 칠숙의 난 = 드라마에서 '미실파'의 중요 인물로 그려진 칠숙은 미실이 죽은 뒤 남은 미실파를 규합해 덕만공주와 김유신 등 '덕만파'에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

덕만을 죽이라는 미실의 명에 의해 덕만공주가 핏덩이 때부터 추격해왔던 칠숙은 이번 난으로 덕만공주와 최후의 결전을 펼치게 되는 것.

삼국사기 권 제4에 따르면 칠숙은 서기 631년(진평왕 53년) 5월 왕위계승 문제로 석품과 함께 반란을 꾀했다가 진압돼 자신은 참수형을 당하고 9족도 처형당한다.

그러나 드라마 '선덕여왕'에서는 덕만공주가 미실의 정변과 칠숙의 난 이후 미실파 전부를 숙청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덕만공주가 "우리에겐 인재가 부족하다.

미실의 사람을 빼앗아와야겠다"고 말해 미실파와 덕만파를 가리지 않고 중용할 것임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 비담의 난 = '선덕여왕'에서 진지왕과 미실의 아들로 설정된 비담은 최근 생모인 미실과 마음속의 연인 덕만공주 사이에서 극심한 심적 갈등을 겪고 있다.

미실을 죽이라는 내용의 진흥왕 칙서를 가지고 왔느냐는 덕만공주의 질문에 비담은 칙서가 없었다고 거짓말을 해 앞으로 덕만공주와 정치적으로 등지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또 비담을 따르는 염종도 "직책이 없으니 (덕만공주에게 직책을) 달라고 해라. 일이 잘 성사됐으니 논공행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덕만공주와 비담이 척을 지게 되는 명분을 제시하기도 햇다.

비담은 결국 병부령 설원랑과 염종의 도움을 받아 왕위를 넘보며 난을 일으킨다.

삼국사기 권제5와 권제41에 따르면 비담은 덕만공주가 선덕여왕으로 즉위한 뒤 신라시대 최고의 관직인 상대등까지 오르며 정치적으로 성공한다.

그러나 선덕여왕 말년인 647년(선덕여왕 16년) "여자 임금은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없다"며 염종과 함께 난을 일으켜 10일 넘게 정부군과 대치하다 김유신에게 진압돼 9족이 처형당하는 멸문지화를 당한다.

비담의 난이 진행되던 중 선덕여왕은 죽고 사촌인 승만공주가 마지막 성골 출신의 왕인 진덕여왕에 오른다.


◇ 선덕여왕의 후계자, 진덕여왕 = 비담이 왕의 자리를 넘보지만 결국 승리는 선덕여왕의 사촌(진평왕 동생의 딸)인 승만공주에게 돌아간다.

삼국사기 권제5는 승만공주에 대해 생김새가 풍만하고 아름다웠으며 키가 일곱 자였고 손을 내려뜨리면 무릎 아래까지 닿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승만공주는 비담의 난 중간에 즉위해 난을 진압했으며 이후 7년 동안 서라벌을 다스렸고, 이후 왕위는 김춘추인 태종무열왕에게 간다.

현재 '선덕여왕'에서 승만공주 역을 맡을 연기자 캐스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선덕여왕의 업적, 첨성대 = '선덕여왕'에는 극 초반부터 천문과 관련된 내용이 줄기차게 등장한다.

덕만공주가 태어날 당시 북두칠성이 '북두팔성'이 된 것이라든가 책력을 의미하는 '사다함의 매화', 또 덕만공주가 자신이 왕위 계승자임을 천명할 때 이용한 개기일식 등이 모두 천문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는 모두 선덕여왕의 업적 중 하나인 첨성대(瞻星臺ㆍ국보 제31호)를 등장시키기 위한 장치였다.

'선덕여왕'의 작가들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첨성대의 건축 양식이 당시의 양식과 차이가 나는 등 미스터리한 건축물이라고 한다.

이런 첨성대를 등장시키기 위해 처음부터 북두칠성이나 책력 등 천문학적인 요소를 등장시켰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국사학계에서는 첨성대가 말 그대로 별을 바라보던 천문대라는 설과 계절과 절기를 측정하기 위한 규표(圭表)라는 설, 선덕여왕의 즉위와 권위를 과시하는 상징물이라는 설 등 그 용도에 대한 주장이 다양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첨성대가 천문과 관련된 건축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