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이 용산구 10개 장애인 지원 기관의 장애인, 가족, 봉사자 등을 초청해 미술관 관람 행사를 열었다.리움미술관은 지난 22일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 등 10개 기관의 관계자 240여 명을 초청했다.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 용산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 용산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용산구장애인가족지원센터, 용산구수어통역센터, 용산행복장애인자립생활센터,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영락 애니아의집, 영락주간보호센터, 햇빛자리 등 기관의 발달장애인, 청각장애인, 보호자 및 봉사자 등이 참석했다.리움미술관은 참석자들이 더 쾌적하고 여유있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정기 휴관일인 월요일에 행사를 진행했다. 전시 관람을 시작하기 전에 전시를 조금 더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추성아 리움미술관 큐레이터가 ‘필립 파레노’ 전시의 전시 해설을 진행했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과 문자통역서비스도 함께 제공됐다. 이후 참석자들은 필립 파레노전과 고미술 상설전을 자유 관람했다.참석자들은 “필립 파레노전 전시장에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 풍선이나 자동으로 연주되는 피아노처럼 신기하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아서 마치 테마파크에 온 것처럼 즐거웠다”고 말했다. 함께한 가족과 봉사자들은 “미술 전시 관람을 힘들어 하지 않을지 조금은 걱정됐는데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볼거리가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소감을 말했다.권기용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기관들에게 이번 문화체험활동은
1865년 프랑스 정부는 발효와 효모에 관해 연구하던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에게 누에 질병인 미립자병 연구를 의뢰했다. 누에는 고급 섬유인 실크의 원료를 생산하는 곤충으로 중국 수입품을 대체하기 위해 유럽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었다.프랑스 정부는 누에들이 잘 자라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하자 그 해법을 파스퇴르에게 의뢰했다. 그는 미생물학부터 수의학, 의학 연구까지 뛰어들었고, 탄저병과 광견병 백신을 발명하는데 이르렀다. 공공보건의 승리를 이끌어 인간의 수명을 극적으로 연장한 길은 실크로부터 시작됐다. 의식주는 인간 생활의 필수 요건이다. 태어나 담요에 싸이는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직물과 함께한다. 인류의 역사는 직물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버지니아 포스렐은 <패브릭>을 통해 직물의 문명사를 조망한다. 네안네르탈인의 식물 섬유부터 실크로드, 리바이스 청바지, 섬유 배터리까지 직물로 세상을 바꾼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저자는 단순한 시대순이 아닌 섬유, 실, 염료, 상인, 소비자 등 다양한 관점에서 직물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직물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도 뿌리 깊게 박혀있다. 계획을 ‘짜고’, 모임을 ‘조직’하고, 실력을 쌓아 ‘성적’을 거둔다. 영어에서는 글을 뜻하는 텍스트(text)는 직물(textile)과 어원이 같다. 섬유를 얻기 위한 노력은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을 짤 만큼의 실을 만들려면 야생식물에서 채취한 섬유로는 부족했다. 인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동물과 식물의 번식을 통제해 두꺼운 털을 가진 양과 솜이 풍부한 목화를 만들어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잘 자
"세상에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이 없다. 하지만 굳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는 물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없다."중국의 사상가 노자(老子)가 남긴 말이다. 개별 존재로서의 힘은 미미하지만, 수만개의 물방울이 두들기면 제아무리 단단한 돌이라도 뚫리기 마련. 마음 어딘가에 역사적 앙금이 단단히 자리 잡은 한·중·일 3국의 관계에서도 통할 말이다.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일본관 전시는 이렇듯 수많은 물방울을 통해 단절의 극복, 나아가 동아시아의 화해를 노래한다. 이방인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일본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예술감독 이숙경 영국 휘트워스 미술관장(55)과 일본 작가 모리 유코(43)가 중국의 노자 사상을 바탕으로 마련한 전시다. 제목은 '함께 구성한다'는 뜻의 '컴포즈(Compose)'.모리는 일상의 평범한 사물을 활용해 만든 기계 장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지난해 이숙경 관장이 총감독을 맡은 광주비엔날레에 선보인 'I/O'(2011~2023)도 마찬가지. 천장에서 바닥까지 긴 종이를 걸고,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선풍기를 작동시켜 이를 흩날리게 한 독특한 작품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모리와 이 관장은 광주와 베네치아에서 2년 연속 인연을 맺게 됐다.일본관은 모리의 대표작인 '누수(Moré Moré)'와 '부패(Decomposition)' 연작을 걸었다. '누수'는 양동이에서 투명한 관으로 끌어올린 물이 주전자와 우산, 페트병 등 잡동사니를 통과해 다시 양동이로 흘러 들어가게끔 설계된 장치다. 일본 도쿄 지하철역 곳곳의 누수를 막기 위해 설치됐지만, 결국 물줄기를 완벽히 막지 못하는 각종 장치로부터 영감을 얻었다.일본관의 독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