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임농 하철경 화백(57 · 호남대 교수)의 38번째 개인전이 서울 공평동 공평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문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임농의 이번 전시에는 '울릉도 산선암''법성포'를 비롯해 북한산 가는길의 풍광,지리산 쌍계사 풍경,서울 도봉산 등 우리 산천을 특유의 빠른 필법으로 그린 40여점이 걸렸다. 바닷가 풍경과 사찰 등을 주로 그려온 하 화백은 먹의 진한 선만으로 그리는 백묘화법,크고 작은 점(點)을 혼용하는 '미점법'을 활용해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하 화백은 향토적인 소재를 전통기법으로 그려내는 실경산수 작가다. 우리의 산하를 환경친화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의 '꽃바람 송광사'는 빼곡한 선과 색으로 때묻지 않은 산사의 봄 풍경을 빠른 필선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고향의 춘색이 화폭 위로 출렁거리며 싱싱하게 다가온다.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마틸드 클라레는 "하씨의 작품에는 삶의 방향과 자연의 밀도,고요,억제된 힘,정확한 필묘,극도의 세묘 등이 호흡하고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남농의 손녀사위인 하씨는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27일까지.(02)3210-007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