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개막한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16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 배우 박상민과 김혜선의 사회로 진행된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축제를 마감했다.

폐막식에서는 아시아 장편영화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와 비아시아권 영화 경쟁부문인 '플래시 포워드' 등의 수상작에 대한 시상이 있었고, 식후에는 화려한 불꽃놀이에 이어 중국 첸 쿠오푸, 가오 췬수 감독이 연출한 폐막작 '바람의 소리'가 상영됐다.

뉴 커런츠상은 소상민 감독의 '나는 곤경에 처했다'와 이라크 샤우캇 아민 코르키 감독의 '킥 오프'가 수상했고, 플래시 포워드상은 핀란드 자이다 베르그로트 감독의 '루퍼트와 에버트'에 돌아갔다.

이용관 PIFF 공동집행위원장은 경과보고에서 "올해 영화제에는 부산시민과 관객이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주셨다"면서 "내년에는 한층 성숙되고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역대 최다인 70개국, 355편의 영화가 초청돼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6개 극장에서 상영된 가운데 감독과 배우의 야외무대 인사와 오픈 토크, 좌담회 등을 통해 부산을 찾은 영화팬들과 폭넓은 호흡을 하며 부산을 '영화의 바다'로 안내했다.

또 초청작 가운데 부산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와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도 역대 최다인 144편으로 집계돼 PIFF의 높은 위상을 보여줬다.

그러나 총 관객수는 신종인플루엔자 감염확산 우려 등으로 인해 지난해(19만8천818명)보다 2만5천여명이나 줄어든 17만3천516명으로 집계됐다.

영화와 관련한 모든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인 '아시안필름마켓'에서 '워낭소리'와 '고사' 등 다수의 한국영화가 해외에 팔린 것을 포함해 200만 달러 상당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영화산업 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부산국제필름커미션(BIFCOM)에서도 경남 합천이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영화 '71'의 촬영을, 경남 진해가 도도필름의 영화 '엘리스'의 촬영을 각각 유치하는 등 활발한 로케이션 상담이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 12일 밤 야외상영장인 수영만요트경기장에서 노점상들이 확성기를 동원해 '각설이 타령' 등 노래를 크게 틀어 영화상영을 방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부산영화제의 국제적인 이미지에 먹칠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