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로 영국의 3대 연극상을 휩쓸며 30대에 세계적인 극작가로 성공한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뱃사람'이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랐다.

'뱃사람'은 술주정뱅이 남자 5명의 카드 게임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괴팍한 술꾼 형 리처드와 함께 사는 동생 샤키.이들은 샤키의 전처와 동거 중인 리처드의 친구 니키를 집으로 초대하는 문제로 다툰다. 그런데 니키는 이들 형제의 집에 정체불명의 남자 록하르트를 데리고 나타난다.

리처드의 친구 아이반까지 다섯 남자가 포커판을 벌이고 판돈이 커져 가면서 술병도 쌓여간다. 어느 순간 록하르트는 자신이 샤키의 영혼을 가지러 온 악마라고 밝힌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 작품에는 술 때문에 죽음의 문턱을 넘을 뻔했던 맥퍼슨의 자전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술로 인해 인생을 망가뜨린 사람들을 생생하게 그려내면서도 용서와 화해,구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국 공연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짐 노튼은 2007년 올리비에상 연기상을 받았으며 작년에는 브로드웨이 토니상을 받았다.

국내 공연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리처드 역의 이호재,샤키 역 이남희,아이반 역 이대연,니키 역 이명호,록하르트 역의 정동환은 대학로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배우.특별히 극적인 장면이 없는 이 작품에서 배우들의 세심한 연기와 앙상블이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무게감을 더한다. 연출은 극단 백수광부의 이성열 대표가 맡았다. 18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02)765-5476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