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이 홍콩 경매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갔다. 또 영국 유명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2006년 작 '천국'이 추정가 20억원을 웃도는 23억4050만원(1550만홍콩달러)에 팔려 자신의 홍콩 경매시장 최고 낙찰가 기록을 경신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7일(현지시간) 홍콩 그랜드 하트호텔에서 실시한 제3회 경매에서 이우환씨를 비롯해 박서보 임옥상 신선미 두민 김남표씨 등 한국 작가 35명의 대표작 49점 가운데 37점(낙찰률 76%)이 추정가를 웃돌거나 범위 내 가격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일부 아시아권 컬렉터들이 국내 작가 작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서울옥션 측의 설명이다.

국제성을 인정받고 있는 추상 화가 이우환의 1974년작 유화 소품 '점으로부터'(38×45.5㎝)가 1억9650만원에 팔려 한국 작품 중 낙찰가 1위를 기록했다. 원로 작가 박서보의 '묘법 No.001130'은 응찰자의 경합 끝에 추정가의 두 배 가까운 2718만원,임옥상의 '일어서는 땅-96'은 7248만원에 각각 새주인을 찾아갔다. 이 밖에 신선미의 '닮은 꼴 I'(981만원),두민의 '포춘-재누스'(1960만원),김남표의'즉석 풍경-나무3'(3020만원) 등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높은 가격에 팔려나갔다.

해외 작품으로 가장 관심을 끌었던 허스트의 대작 '천국'(292×243.8㎝)은 추정가 20억원을 웃도는 23억4050만원에 아시아컬렉터에게 돌아갔다. 나비를 이어 붙여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모양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이른바 '만화경'연작이다. 또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애니시 카푸어의 '무제'(8억7580만원),중국 인기 작가 산유의 '꽃'작품(23억275만원),야요이 구사마의 점화 '흰색 호박'(1억872만원)도 비교적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