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독일의 헤르타 뮐러가 올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마정리 고은 시인의 자택 앞에서 최초의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 낭보를 기대하던 이웃 주민과 취재진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은 시인의 수상 실패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 권모(51.여) 씨는 "몇 년째 계속 수상 문턱에서 떨어지니 안타깝다.

워낙 세계적으로 쟁쟁한 후보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며 "실망이 클까 봐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었는데 막상 소식을 들으니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한 마을에서 고은 시인과 가깝게 지낸다는 양기철(49) 씨는 "작년에 최종 후보 3명에까지 들어 크게 기대했다가 많이 서운했었는데 올해도 실망이 크다"라면서 "그래도 꾸준히 후보에 오르는 만큼 내년을 기약하겠다"라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이날 언론의 취재 요청을 모두 거절하고 휴대전화 전원을 꺼둔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불이 꺼져 있던 그의 집 창문은 이따금 불이 켜졌지만 고은 시인이 집 안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 시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집 부근에 있다"라고 밝히고 "노벨상 수상에 대해선 할 얘기가 없다.

별 좋은 소식이 없는 것 같다.

죄송하다.

양해해달라"라고 짧게 말했다.

올해도 고 시인의 수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취재진과 마을 주민 등 20여명이 스톡홀롬에서 전해질 낭보를 기다렸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안성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