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 무대에 앙코르 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코믹,드라마,추리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미 무대에 올랐던 작품이지만 객석은 초만원이다.

앙코르 공연작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내년 1월 말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에서 재공연되는 연극 '웃음의 대학'은 지난해 초연 때부터 전일 매진을 기록했다. 제작사인 연극열전의 최여정 홍보팀장은 "두 달 내내 빈 자리가 없었던 작품이라 재공연 요청이 쇄도했다"며 "홍보 · 마케팅도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2차대전 때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모두 없애버리려는 검열관과 웃음을 지키려는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그렸다.

지난해 1월 초연된 연극 '늘근도둑이야기'도 관객의 호응이 커 서울 코엑스 아트홀과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동시에 재공연되고 있다. 서울 윤당아트홀에서 내년 1월 3일까지 선보이는 연극 '그 남자 그 여자'는 2007년 초연 이후 7차 앙코르 공연작이다. 150만부 이상 팔린 동명 저서를 무대로 옮긴 것.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다뤄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엄마열풍'을 이끌고 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앙코르 공연에 연장 공연까지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15일까지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올해 최고 흥행 연극으로 꼽힌다.

연극 '오월엔 결혼할꺼야'도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다음 달 22일까지 공연된다. 10년 동안 부은 적금을 제일 먼저 결혼하는 친구에게 몰아준다는 내용으로 새로운 시즌에는 출연진이 바뀌고 2007년 초연 무대 연출을 맡았던 김태형씨가 다시 참여했다.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의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관객이 극에 참여하는 추리극.관람객들이 연일 몰려 공연 기한을 정하지 않은 오픈런으로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을 엮은 뮤지컬 '올슉업'도 손호영,윤공주,김진우 등 스타들을 캐스팅해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앙코르 공연 중이다.

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재공연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 달 8일까지 서울 더스테이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어쌔신'은 4년 만의 앙코르 공연작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의 암살자들을 다룬 이 작품이 2005년 예술의전당 공연 이후 230석 규모의 작은 무대에서 새롭게 선보인 것.'어쌔신'의 제작사인 뮤지컬헤븐의 박용호 대표는 "예전 대극장에서 살리지 못한 이 작품의 참맛을 소극장 공연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 연기로 화제를 모은 연극 '논쟁'도 오는 24일까지 서울 원더스페이스에서 3차 앙코르 무대에 올려진다. 연출자인 극단 서울공장의 임형택 대표는 "극이 올라간 후 보통 2~3주 정도 지나야 배우들의 몸이 풀린다"며 "특히 '논쟁'같은 경우에는 배우들이 몸을 더 세밀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극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