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장터'는 김한길과 백수때 만든 곡"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미술전시회를 연 가수 조영남이 28일 0시 25분 방송되는 MBC TV '일요인터뷰 인(人)'에 출연,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들려준다.
제작진에 따르면 조영남은 이 프로그램의 녹화에서 자신의 히트곡 '화개장터'가 탄생한 사연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김한길이라고 있죠? 머리 하얀. 둘 다 백수일 때가 있었다.
이혼 막하고 인기 폭락 됐을 때 그 친구도 미국서 살다가 바닥이 됐는데, 그 친구가 신문 기사를 들고 '이걸 노래해야 한다'더라"고 말했다.
"장터인데 무슨 노래가 되냐고 했더니 '뜻이 있지 않으냐'고 했어요.
'전라도와 경상도가 합치는'이라는 말이었죠. 그래서 '네가 글을 써봐라.'라고 했죠. 그 친구가 소설가니까.
둘이서 엎드려서 신문 쪼가리 놓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라는 곡을 만들게 됐어요.
"
그는 "당시는 저작권이 없을 때라 지금처럼 저작권을 등록했으면 그 친구가 저작권료를 매달 받아먹을 텐데, '조영남 작사ㆍ조영남 작곡'으로 돼 있어 저작권료는 30년 이상 일방적으로 내가 받아먹고 있지!"라며 웃었다.
조영남은 화가로서 화투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대해 "시선을 끌려면 뭘 그려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화투가 있더라. 화투는 다 좋아하니까"라고 말했다.
"화투는 이중성이 있어요.
일본 그림이니까.
우리가 일본에 역사적으로 앙금이 있으면 화투 놀이를 안 해야 돼요.
논리적으로 윷놀이나 씨름을 해야지. 그런데 사실은 고스톱을 제일 좋아하잖아요.
거기에 또 모순성이 있죠. 그래서 저는 '그러지 말자. 터 놓고 화투는 우리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제 잘 안 하니까 이건 이제 우리 것이다'고 하죠."
그는 "처음에는 내 친구들이 화투 그림 그린다고 난리를 쳤다.
'왜 화투를 그리느냐. 네 그림 사주려고 해도 집에 애들도 있는데 어디다 붙이느냐'고 했다.
한 30년 전엔 그랬다"며 "그런데 그 친구들이 지금 다 후회한다.
그때 샀으면 싼 가격으로 샀을 텐데 지금은 값이 비싸져 땅을 치고 후회한다"며 웃었다.
정운찬 총리 후보자와 친구 사이인 그는 노래 실력 때문에 군대에 가게 된 사연을 소개하다가 "난 군대 갔기 때문에 지금 청문회 해도 내 친구 정운찬처럼 쩔쩔매지는 않을 수 있다"며 웃었다.
이어 "그 친구 굉장히 여리게 봤는데 청문회에서 보니까 꼿꼿하게 하더라. 평소엔 참 여리다"고 덧붙였다.
조영남은 '히트곡 없는 가수', '번안 가수'로 종종 불린다.
이에 대해 그는 "밑천 안 들이고 돈 벌어먹는 게 지금 이 시대 가장 경쟁력 있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노래와 그림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엄마하고 아버지 중에 하나 골라라, 하는 것과 비슷한데, 많이 신경 쓰이는 건 단연 미술"이라며 "내가 하는 음악은 대중적 음악, 쉬운 음악이니까 고민 안 해도 되는데 미술은 무한한 고민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조영남은 "난 지금까지 턱도 없이 운이 좋았다.
늘 운이 좋아서 각오를 하고 있다.
어느 날 그냥 날벼락 맞아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일방적으로 운이 좋아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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