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공연예술의 '최전선'을 소개하며 세계적인 공연예술축제 반열에 오른 서울국제공연예술제(www.spaf.or.kr)가 다음 달 13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대학로예술극장,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명동예술극장 등에서 열린다.

서울연극제와 서울무용제를 통합한 이후 올해로 9회째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주제는 '아날로그와 디지로그'.공연 장르 간의 벽이 무너지고 영상미디어 등 디지털 매체와 결합하는 작품들이 늘어나는 최근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하이테크놀로지와 예술이 융합하는 공연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김철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은 "국내 공연예술계는 과학기술과 예술이 배치되는 쪽으로 생각해 왔으나 이번 예술제에서는 공연예술의 깊고 오랜 원칙과 철학이 첨단 기술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새로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21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예술제에는 한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12개국 40개 단체가 무용 17편,연극 19편,복합장르 4편 등 40여개 작품을 선보인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작품을 살펴본다.

◆노만

캐나다의 복합장르 단체인 르미유 · 필론 · 포디아트(4D art)가 공연하는 '노만'은 21세기 무대예술의 최첨단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여러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하이테크놀로지를 공연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현실과 가상,연극과 무용,영상의 접목을 통해 한 차원 높은 공연을 선사한다. 캐나다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노만 맥라렌의 작품과 영감을 생생히 살렸다.

◆디 에이지

호주의 포스 마주르 무용단이 공연하는 작품으로 최신 시청각 기술과 독특한 마임 등을 활용해 호주 사회의 현주소를 신랄하고 재치 있게 풀어낸다. 15세부터 80세까지 다양한 무용수가 등장해 각 세대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80여명과 인터뷰한 영상을 배경으로 립싱크와 마임을 펼친다.

◆모스크바 사이코

세계 연극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유네스코상을 받은 안드레이 졸다크가 연출한 작품.고대 그리스 신화의 메데아 이야기에 히치콕의 영화 '사이코'를 접목시켜 현대 사회의 폭력과 광기를 21세기 모스코바를 배경으로 보여준다. 영상,음악,퍼포먼스 등 다양한 요소들이 뒤섞여 세계 연극계에 파문을 일으킨 작품이다.

◆축구예찬

축구의 모든 것을 무용으로 승화시킨 작품.노르웨이의 '요 스트룸그렌 컴퍼니'가 축구경기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코믹하게 표현해낸다.

◆예스터데이

영국의 '자스민 마르디몽 컴퍼니'가 창단 10주년 기념으로 대표작들을 옴니버스로 엮은 무용 작품.무대 위에 설치된 카메라가 무용수의 동작을 찍어 대형 스크린으로 바로 보여주는 실험작으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02)3673-2561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