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가을 경매에 '큰 장'이 선다. 서울옥션과 K옥션,아이옥션,A옥션 등 4개 미술품 경매회사가 10일부터 돌입하는 가을 경매 행사를 통해서다. 이번 가을 경매에는 작품 가격이 수억원을 웃도는 천경자 김환기 박수근 이우환 장욱진 등 국내 최정상급 화가들과 몇 백만원대 역대 대통령 휘호까지 800여점의 작품이 쏟아져 나온다.

800여점의 추정가 총액은 150억원으로 6월의 여름 경매 출품작 추정가와 비슷한 규모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지난 6월 두 회사의 낙찰총액(서울옥션 50억원 · K옥션 57억원)이 100억원을 돌파한 것을 고려할 때 이달에도 최소한 100억원의 자금이 시장에 몰릴 것"이라며 "미술 시장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는 행사로 초보 컬렉터의 참여 여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서울옥션은 오는 15일 서울 평창동 옥션스페이스에서 가을 기획경매 행사를 열고 김환기 이우환 정연두 작품 등 총 163점(근 · 현대 작품 77점 · 고미술품 67점 · 해외 미술품 19점)을 내놓는다. 대표작으로는 김환기의 '항아리'(92.5×60㎝).조선 백자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낸 이 작품은 약 10억원부터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우환의 작품으로는 1977년 작 '선으로부터'(추정가 5억~6억원)를 비롯해 1987년 작 '바람과 함께'(추정가 1억~1억5000만원)',2003년 작 점 두 개 '조응'(추정가 2억~3억원) 등 5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김종학의 '설악산 풍경'(추정가 1억5000만~1억8000만원),김창열의 '물방울'(추정가 1억2000만~1억5000만원),요시모토 나라의 수채화(추정가 1350만~1550만원),애국가 악보 6점(추정가 2000만~3000만원)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온다. 프리뷰는 9~15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02)395-0330

사옥을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점으로 옮긴 K옥션은 16일 가을 메이저 경매행사를 갖는다. K옥션은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 이대원 르누아르 등 국내외 인기 작가들의 수작을 '간판'상품으로 출품했다. 낙찰총액 6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근 · 현대 작가,해외 작가 작품 등 총 229점이 출품된 이번 경매에는 천경자의 1978년작 '초원Ⅱ'(105.5×130㎝)가 추정가 12억~16억원에 나와 자신의 최고 낙찰가에 도전한다.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얼룩말,코끼리 등에 엎드린 나체 여인을 사실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2007년 5월 K옥션 경매에 추정가 11억~15억원에 출품돼 12억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또 박수근의 '초가 마을'(13.7×28.8㎝)이 추정가 7억5000만~9억원,김환기의 1956년 작 25호 크기 '새와 달'이 추정가 7억~9억원에 나오며 남관 장욱진 이우환 김종학 이대원 르누아르 등의 작품도 비교적 싼가격에 나온다. 프리뷰는 9~15일 K옥션 신사동 경매장.(02)3349-8888

고미술품 경매업체 아이옥션은 10일 서울 경운동 본사에서 옥피리,도자기,고서화 등 근 · 현대 및 고미술품 214점을 경매에 부친다.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옥피리(추정가 7억원)는 조선총독부 박물관 경주분관 초대 관장을 지냈던 일본인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고 있다 해방과 함께 일본으로 떠나면서 당시 포항경찰서에 근무하던 지인에게 팔았고 다시 현 소장자에게 판매됐다는 게 아이옥션 측의 설명이다. 프리뷰 9일까지.(02)733-6430

전북 전주에 본사를 둔 A옥션은 12일 서울(인사동 서울미술관)에서 첫 경매행사를 개최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