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촛불시위'와 관련,장관직에서 물러났던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회고록을 낸다. 정 전 장관은 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정운천의 희망가-박비향(撲鼻香)'이란 제목의 회고록 출판 기념회를 연다.

'박비향'은 중국 당나라의 고승(高僧) 황벽 선사의 시에서 따온 말로 '희망의 향기를 전한다'는 뜻이다. 그는 회고록에서 고려대 졸업 후 농업에 뛰어든 사연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연,농업개혁을 추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소개했다.

촛불시위와 관련한 다양한 뒷얘기도 담았다. 집 앞까지 시위대가 찾아왔던 일,25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아내가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사표를 내려 했던 일,촛불시위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6월10일 광화문 시위현장에 직접 찾았을 당시 상황 등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또 촛불시위 당시 자신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오해를 사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미안함도 털어놨다. 그는 미안한 마음에 정 전 총장에게 이메일을 보냈는데 2주일 뒤 '제 명예에 흠나는 일은 없었고 오히려 지명도가 올라갔다'는 답장이 왔던 일을 소개했다.

정 전 장관은 회고록 말미에 "비록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수십만 국민이 치켜든 촛불의 에너지를 농식품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