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신성장동력,리더십과 사회적 공감대.대한민국 미래 핵심 경쟁력의 키워드다. 귀에는 익숙하지만 막상 설명하려면 막연하다.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며 미래의 중심이 될 개념이라는 감은 있으나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SERI 보고서로 읽는 미래산업》은 이러한 막연함을 구체화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책에 따르면 녹색성장이란 저탄소화 및 녹색산업화에 기반을 두고 경제성장력을 배가시키는 새로운 성장 개념이다. 저탄소화는 경제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고,녹색산업화는 녹색기술과 환경친화적 비즈니스 모델로 신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속가능한 새로운 방식을 활용해 경기부양을 추진하는 녹색뉴딜이 경제위기,고용위기,환경위기의 3중고 해결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책은 이를 위해 타당성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자제하고 사업 내용 및 효과 극대화에 논의의 초점을 모아야 하며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미래 경쟁에 대한 준비를 위해 기업 체질 강화와 하드웨어 강점에 소프트 역량을 접목시키는 '비욘드 하드웨어(Beyond Hardware)'의 적극 모색,플랫폼 리더십 배양도 제안한다.

2009년 오늘,현재와 미래가 손을 맞잡고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창의적인 가치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답안의 하나로 지구 보호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충한다는 녹색패러다임을 선언한다. 동시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편익을 위해 당장의 손실과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가?'라는 도전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제는 물론 국제정세,과학기술,사회문화를 통합 분석하여 이 녹색패러다임이 이끌 미래산업의 3차원 지도를 제시한다.

지도 속에는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경로,세계의 경제,기술,산업의 흐름,대한민국 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전략,혁신적 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와 기업의 역할,국가경쟁력 확대를 위한 정책 결정 기준 등이 포함돼 있다. 곳곳에 확인하고 싶을 만한 용어(인지과학,바이오기술,넷북,스마트그리드,나노소재,SSD,LED,2차전지,녹색경쟁력 등)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대한민국과 기업 그리고 우리를 위해 제안하고 있다. 먼 미래에 대한 이상론이 아니라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미래에 대한 현실적 논의를 펼치고 있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전문가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자,수험생을 둔 학부모,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더 필요한 책일지 모른다. 미래산업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넘어 세상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더 견고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 차원의 막강한 경쟁력을 축적할 수 있다. 읽고 나면 즐거워지는 책이다.



조성경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