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출연

'바람의 딸'로 알려진 오지탐험가 한비야(51)가 사실은 심한 '길치'라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12일 오후 11시5분 MBC TV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사실은 무척 심한 길치라 걱정"이라며 "길을 나서면 항상 헤매서 길을 묻고 또 묻느라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길치'라 얻은 것도 많다고 덧붙였다.

"길을 헤매다가 만난 사람에게 길을 물으면서 친해진 일도 많고, 오지에서 길을 잃어서 잘못 찾아간 마을에서 오래 기거하며 새로운 곳을 알게 되기도 해요.

오지 사람들은 친절해서 처음에는 길 찾는 것을 도와주려 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마을로 초대하거든요.

때로는 그렇게 찾아간 곳에서 1주일씩 머물기도 합니다.

"
1993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세계여행에 나선 한비야. 그는 첫 여행에서부터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빙하가 갈라지는 벼랑 끝에 서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는 등 오지의 갖가지 위험을 몸으로 겪은 주인공이다.

특히 2001년부터는 긴급구호팀장으로 변신해 구호단체 '월드비전'에서 일하는 그는 긴급구호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오지 여행의 경험 덕분이라고 밝혔다.

"오지 여행을 하지 않았으면 긴급구호라는 일도 몰랐고 그 중요성도 몰랐을 것"이라며 "관광용 여행만 해서 좋은 구경만 했다면 고작 800원이 없어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심각한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공이 국제홍보학이었던 그는 말도 빠르고 목소리도 큰 데다 홍보도 전공했다는 점에서 긴급구호 일이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은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심장마비로 아버지를 여읜 그는 이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대학 진학이 어려워 재수하며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전전해야 했다.

잠이 올까 봐 매일 시큰한 진통제 '안티푸라민'을 눈 밑에 바르고 일하며 '이 고비를 넘기면 나는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는 것.
결국 그는 고졸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극복하고 뒤늦게 대학에도 진학하고 미국에 유학까지 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는 지금도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 "벼랑으로 떨어져도 좋다.

떨어지는 그 순간에 날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 한비야 :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