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표준화 운동 '오픈웹'의 선도자인 김기창 고려대 교수는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에서 보안에 극도로 취약한 국내 웹 환경을 생각하면 오싹하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으로 곤욕을 치른 상황에서 "국내 웹 환경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기적"이라고 꼬집는다.

가장 큰 문제는 보통의 컴퓨터 이용자들이 인터넷뱅킹을 하거나 전자결제를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내려받아 설치하는 'ActiveX 플러그인'.컴퓨터의 파일을 쓰고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이것은 쓰임에 따라 바이러스를 조장할 위험이 있는데도 국내 인터넷뱅킹 사이트가 이용자에게 사용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기관이 인터넷뱅킹에 이런 형태의 보안 프로그램 사용을 의무화한 것은 '코미디'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공인인증제도'도 의혹의 대상이다.

그는 "다양하고 호환성 있는 창의적 솔루션들이 활발하게 개발되고，고급 기술인력이 제대로 대접받고，인터넷 이용자들은 더 이상 '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시겠습니까？'라는 섬뜩한 보안 경고창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