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장,그래서 경쟁조차 벌어지지 않는 미지의 시장공간을 개척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블루오션 열기는 어느 순간 식어버렸다. 새로운 이론과 방법이 등장하면 너도나도 즉시 도입해야 한다는 '절박한 조급증'과 도입하지 않으면 급변하는 환경에 낙오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불안감'이 공존한 가운데 '절박한 조급증'은 "해봤더니 별 볼일이 없다"는 성급한 자기합리화로 바뀌고 다시 평상시의 경영방식으로 회귀하거나 새로운 경영혁신 이론이 출현하기를 기다리는 잠정적 휴면기로 접어든 듯하다. 겨울잠에 들어간 곰이 봄이 되면 어김없이 깨어나듯이 장기적 동면기로 들어간 블루오션 전략에도 새봄은 다시 오는 것일까?

《블루오션 재팬 리포트》는 블루오션 전략의 본질과 핵심,기본 개념과 원리를 꿰뚫고 있을 뿐만 아니라 블루오션 전략의 차별화 포인트나 상대적 특징을 간파할 수 있도록 레드오션 전략과 비교 · 분석한 책이다. 우선 닌텐도의 '위' 사례분석을 통해 블루오션 전략의 본질적 특징과 원리는 물론 실행에 필요한 방법과 도구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면서 블루오션 전략의 전체상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게임기에 대한 게임의 룰과 표준을 바꾸고 시장의 판도를 뒤집은 역발상이 닌텐도 '위'의 이면에 숨어 있다. 단말기의 성능 개선에 주력했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와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의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게임기 수요를 창출한 닌텐도 '위'의 블루오션 전략은 상식을 뒤집은 역발상과 통념의 장벽을 넘어서려는 문제의식의 소산이다. 이런 점에서 《블루오션 재팬 리포트》는 꺼져가는 블루오션 열기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는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전략의 효용가치는 전략수립보다 전략실행 이후에 나타난다. 아무리 뛰어난 전략이라도 실행되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략수립보다 전략실행 과정에서 부딪히는 장애물과 저항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리더십이 관건이다. 블루오션 전략에서는 이런 리더십을 '급소경영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이와 함께 비용을 억제하면서 구매자 가치를 향상시키는 '가치혁신',새로운 전략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전 직원의 헌신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공정한 절차'는 블루오션 전략의 3대 핵심요소다.

블루오션 전략의 몸통에 해당하는 가치혁신,팔 다리에 해당하는 공정한 절차,머리에 해당하는 급소 리더십의 3박자가 조화를 이룰 때 블루오션 전략은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이 책은 3대 핵심요소별 진행절차와 적용도구를 일본기업들의 사례에 비춰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블루오션 전략의 실천적 적용을 위한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경쟁이 없는 푸른 바다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발상과 색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상식적인' 사람이 '정상적인' 방법과 '합리적인' 판단기준으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평가할 경우 레드오션을 벗어나기 어렵다. 블루오션 전략의 근저에는 언제나 상식 파괴적이고 때로는 비정상적이면서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창조적인 발상을 시도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비고객을 재발견해 게임왕좌에 오른 닌텐도,끊임없이 고객을 창조한 유니클로,'기존 유통채널이 외면한 고객'을 붙잡아 10년 불황에 16배 성장한 아스쿠루,이들의 성공 비결도 일본식 블루오션 전략이었다.

또 블루오션을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과 가치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고객의 본질,경영의 본질과 업의 본질 등을 전면적으로 재고해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위기는 '본질의 위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블루오션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블루오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과 통찰력을 제공해주고 있다. 블루오션에 가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지만 결국 레드오션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업,아직도 블루오션에 대한 회의적 생각과 미심쩍은 자세를 갖고 있는 기업,언젠가는 블루오션에 가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여기에 이르는 구체적인 전략과 방법을 몰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에 이 책은 한 줄기 빛과 희망을 던져줄 것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