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화랑가를 떠들썩하게 만든 '100만원 전(展)'이 돌아왔다.

서울 관훈동의 갤러리 이즈(옛 학고재화랑)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100만원의 아트여행-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주제로 국내 최대 규모의 작은 그림 축제를 연다.

여름 휴가철 '아트 바캉스'를 겨냥한 이번 전시에는 예술원 회원 이종상씨를 비롯해 김구림 김태호 이두식 지석철 주태석 원문자 전래식 황주리 오용길 정종미 한젬마 정현숙 홍푸르메 등 원로에서 중견 신진까지(한국화가 98명,서양화가 90명,민화 · 문인화 · 한글서예 12명) 국내 현대 미술작가 200명의 작품 400여점이 전시 판매된다. 작가들이 전시에 맞춰 보내온 '물감이 채 마르지 않은 작품들'이다.

국내 유망 작가들의 작은 사이즈 작품을 집대성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회라는 게 화랑 측의 설명이다. 출품작의 크기는 4호(33.4×21.2㎝)~6호(40.9×27.3㎝)로 다양하며 불황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시중보다 10~30% 정도 싸게 책정했다.

한 작가의 작품이 벽면에 1~2점씩 모자이크처럼 붙어 있어 출품 작가의 명성으로 보면 '작은 그림'이 아니라 '큰 그림'전이다. 완성도를 따져 '일정한 수준' 이상만 모은 기획전이어서 전시회 부제를 '명품 미술문화 트레킹'으로 붙였다. 한국 현대미술의 최근 트렌드와 위상을 탐색할 수 있는 데다 독특한 기획과 작품 설치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가 리스트는 매우 화려하다. 이미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른 이종상 한젬마씨 외에도 컨템포러리 작가들이 대부분 망라됐다. 스토리텔링 화풍으로 유명한 황주리,전위미술의 선구자 김구림,별빛처럼 숨을 쉬는 색면 추상화가 김태호,하이퍼 아트(초현실주의)의 지석철,원색의 색채화가 이두식,'종이부인' 시리즈로 주목받고 있는 정종미,'동그라미 화가' 정현숙씨 등의 작품이 나온다.

또 전래식과 전준엽의 현대적 화풍의 퓨전 산수화,'주태석표' 나무그림,담채수묵으로 그린 오용길의 꽃그림,지식의 산물인 책과 아톰을 대비시켜 초현실적인 세상을 묘사한 황용진씨의 작품도 나와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국미술센터의 이일영 대표는 "고정관념을 깨는 참신한 전시회"라며 "단순한 상업전시보다는 예술을 통해 시대정신을 표출하는 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736-6669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