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기반 애국주의로 거듭나야 새로운 미래"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논객 박대성(31)씨가 검찰이 '허위사실'이라며 기소까지 했던 글을 포함해 인터넷에 썼던 글들을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올해 4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씨는 출감 이후 예전에 썼던 글들을 정리해 왔으며 '미네르바 경제노트'(아띠 펴냄)에는 지난해 6월 25일부터 8월 10일까지 쓴 글들을 담았다.

박씨는 머리글에서 "이제는 정부 정책만 믿고 앉아 있을 수 없고 개개인이 합리적으로 자산과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현재의 경제 위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1997년 외환 위기 때보다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97년 제1차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위기 이후에 찾아온 계층간 소득 격차에 따른 사회 양극화 문제와 그에 따른 사회 분열 및 혼란은 최종적으로 사회적 비용으로 귀결되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 위기는 그 몇 배에 해당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개연성이 높은 현상들이다.

현재의 저출산 문제에 따른 위기 의식의 고조는 그 스타트를 끊는 사회 문제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씨는 이어 사회의 유지 발전을 위해서는 각성한 개개인이 모여 힘을 표출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개개인의 힘이 모인 사회적인 저력을 국가가 주도하는 '애국주의'로 포장하는 것은 '기만 행위'라고 경계했다.

"진정 내 나라와 이 사회에 대한 국가적ㆍ사회적 자긍심에 밑바탕을 둔 대중 기반의 애국주의로 거듭날 때 우리 모두는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책에는 거침없는 표현으로 경제 상황을 신랄하게 분석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던 글들도 실렸다.

박씨는 2008년 7월 15일 '서브프라임 한국 상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내 금융권의 돈이 미국 모기지 기관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물려 있다면서 "이런 은행들은 당장 상당 수준의 대손 상각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썼다.

같은달 30일 '드디어 외환 보유고 리스크'라는 글에서는 "외환 예산 환전 업무 8월1일부로 전면 중단. 외환 보유고 문제 없다고 말로는 떠들어대는데 이제서야 시한폭탄 핵잠수함이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는구나"라고 썼다.

박씨를 변호한 박찬종 변호사는 '혹세무민의 죄인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추천사에서 박씨를 "탐구심ㆍ집중력ㆍ분석력이 뛰어나고 수줍음 많이 타는 순진한 청년"이라고 표현하면서 "앞으로 연구를 통해 경제 이론가로서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자리에 우뚝 설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288쪽. 1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