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원곡 김기승 선생(1909~2000년)의 작품전이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펼쳐진다.

원곡은 성경 전서의 표지와 새문안교회의 간판,삼겹살집 간판 글씨까지 두루 쓰여 낯익은 '원곡 김기승체' 폰트(글꼴)를 개발한 서예 대가. 원곡체는 끊어질 듯하면서 이어지는 '대담낙필'(大膽落筆)로 강약의 리듬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원곡 탄생 10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과 국 · 한혼용글씨를 비롯해 전서,예서,해서,행서체 한자,묵영 등 원곡의 서체별 · 시기별 대표작 15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원곡체는 굵고 가는 점획과 크고 작은 글자에 의한 음양 대비가 두드러져 남다른 힘이 느껴진다. 그 때문에 폰트로 만들어져 도시의 간판 글씨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원곡의 9주기인 8월14일에는 '제31회 원곡서예문화상' 시상식이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관람료 5000원.(02)580-166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