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동시개봉 앞두고 런던서 회견
신종플루 감염 위즐리 "이젠 죽는구나 생각"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해리포터 역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20)는 6일 엠마 왓슨(헤르미온느)과 사귀고 있다는 소문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의 전세계 동시개봉을 앞두고 이날 오후(현지 시간) 런던 클래리지스 호텔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엠마와 내가 데이트를 하고 있다는 말들을 많이 만들어냈지만 출연진 가운데 내가 특별히 좋아한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소년 이미지를 벗고 최근 런던 연극무대에서 벌거벗은 연기를 소화해내며 연기의 폭을 넓히기도 했던 래드클리프는 "해리포터를 끝낸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발레를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달로 20살이 된 그는 "내 스스로 어느 역할을 맡든지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며 성숙된 연기자의 면모를 보였다.

그는 그러나 "아직도 많은 팬들이 자신을 검은테 안경을 낀 해리로 생각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미국의 명문 대학에 합격해 조만간 미국으로 옮길 예정인 엠마 왓슨(19)은 "내 전체 삶이 해리포터에 관한 것으로 가득차 있었다"며 "이제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고 대학에 진학하는 9월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그러나 "대학에 가는 것이 내가 연기생활을 결코 다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연기 중단설을 부인했다.

왓슨은 케임브리지 대학 영문학부에서도 입학을 제안받았으나 미국 대학으로 진로를 최종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신종플루에 감염됐던 루퍼트 그린트(20.론 위즐리)도 이날 기자회견장에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해 "처음에는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유의 넉살을 과시했다.

그린트는 "내가 처음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을 알았을 때 아주 겁이 나 `이러다 죽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며칠 침대에 누워서 쉬고 난뒤 회복됐다"고 전했다.

그는 "목이 좀 아팠지만 그저 다른 독감과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그린트는 "해리포터가 끝났을 때 내 연기생활도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며 "늘 연기 경력이 부족한 것 같고 내 자신의 연기에 늘 열등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트는 "나는 평생 영화와 함께 하고 싶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각국에서 온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오는 15일 전세계에서 동시에 개봉된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