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과 수도권 등 내륙 곳곳에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대기 불안정에서 비롯된 기습 폭우가 3일까지 이어져 곳에 따라 천둥,번개와 함께 강한 소나기성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중부 지방보다는 남부 지방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 여름에는 이 같은 국지성 호우가 빈발할 것이며 강수량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기상청은 "7~8월에는 대기 불안정으로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날이 더욱 잦고 비의 양 또한 더 많아질 것"이라며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폭우는 하루 전까지 예측이 불가능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번 폭우는 한 시간 안에 비구름이 빠르게 발달해 많은 비를 갑자기 쏟아부은 데다 인접 지역이라도 강수 편차가 큰 국지성 호우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는 111.5㎜의 많은 비가 내렸지만 강북구 수유동에서는 강우량이 7㎜에 그쳤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도 한 곳에 폭우가 퍼부을 때 다른 곳에서는 가랑비가 내릴 정도로 강수량 편차가 컸던 것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이날 오전 한때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던 구리와 성남 분당에는 각각 99.5㎜와 85㎜의 비가 쏟아졌지만 경기 양주 남면과 포천의 강수량은 각각 0.5㎜와 2.5㎜에 불과했다.

이날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국지성 폭우의 원인은 대기 불안정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최근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는 바람에 지표면에 가까운 하층 대기가 따뜻하고 습해진 상태였다"며 "여기에 1일 수도권 일대의 밤 기온은 짙게 깔린 구름이 낮 동안 달궈진 복사열 방출을 막으면서 섭씨 22~23도로 비교적 높게 올랐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2일 새벽 서해 북부 해상에서 상층의 찬 공기가 남동진해 서울과 경기로 유입되자 대기의 상 · 하층 온도 차가 더 커지면서 대기가 급속도로 불안정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린 이날 낙뢰로 지하철 4호선 운행이 30여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오전 6시45분께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과 남태령역 사이에서 낙뢰로 과전류가 흐르는 단전 사고가 발생,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