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문화재의 보고(寶庫)인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옛 선박 2척이 발견됐다. 또 고려 · 조선 및 송대에서 청대에 이르는 중국 도자기 380여점과 선원들이 땔감으로 사용한 석탄,볍씨,먹글씨가 남은 죽간(竹簡) 등도 수습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 태안군 근흥면 마도 인근 해역에서 국적과 시대가 다른 다양한 유물이 수습돼 본격적인 수중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선체 2척이 매장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고선박은 두 곳의 조사구역에서 한 척씩 확인됐다. 1구역에서 확인된 선체는 전체 규모는 파악하지 못했으나 배밑(저판) 5단과 좌우 외판이 각각 2단씩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선체에서는 선적된 청자잔 등 60여점과 땔감으로 보이는 석탄 덩어리,볍씨,먹글씨(묵서)가 남은 죽간과 목간이 1점씩 수습됐다. 수중 발굴조사에서 죽간이 나온 것은 처음이나 글씨가 뚜렷하지 않아 내용은 판독할 수 없는 상태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2구역에서는 매몰된 선체 일부(외판 2단)를 확인하는 한편 시대와 국적이 다른 도자기 300여점을 수습했다. 또 나무 닻에 매달아 사용했던 닻돌 5개와 뱃사람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도기 항아리,쇠솥,맷돌,청동그릇,수저 등도 인양했다. 연구소는 이처럼 많은 닻돌이 발견된 것은 이 지역이 선박 난파가 잦은 곳임을 알려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양된 도자기의 종류와 국적,시대가 다양한 것이 이번 발굴의 특징이다. 한반도 도자기는 11세기 무렵의 해무리굽청자부터 14세기 후반의 상감청자 등 다양한 고려청자와 15세기 분청사기,17~18세기 백자 등 조선시대 도자기까지 포함하고 있다.

또 송대부터 청대에 이르는 다양한 종류의 중국 도자기도 인양됐다. 중국 도자기 일부에선 묵서가 확인됐고,둥근 잔을 올려놓는 받침대로 추정되는 이형 도자기 4점도 발굴됐다. 15~16세기 푸젠성 남쪽에서 생산돼 동남아로 많이 수출됐던 명대의 청화도자기,백자발(白磁鉢 · 발우)과 백탁유발(白濁釉鉢 · 유약을 바른 발우) 등 18~19세기 청나라 도자기도 확인됐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