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마지막 기회를 제게 주세요. "

한국경제신문이 남성 캐주얼 '까르뜨 블랑슈'와 공동 기획으로 지난 1월부터 시작한 '도전! 직장인 스타일 변신'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선정된 윤지현씨(43).외모 콤플렉스로 스트레스가 많다는 그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직업이 고객들과 매일 얼굴을 맞대고 상담해야 하는 증권사 영업부장이기 때문.고객들로부터 '인상 좋다'는 인사치레는커녕 '산적 같다'는 소리만 듣던 그에게 이 같은 스타일 변신은 '생존'을 위해 꼭 붙잡아야 했던 기회다.

지난 19일 변신 프로젝트가 진행된 서울 청담동 정샘물 인스피레이션.반팔 셔츠에 노타이,정장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전형적인 '아저씨' 모습이었다. 설사가상인 것은 헤어스타일.스타일 변신을 위해 일부러 3개월간 머리를 길렀지만 손질을 하지 않아 덥수룩하고 지저분한 느낌을 줬다. 신뢰감이 생명인 증권맨의 이미지와는 한참 거리가 있었다.

이 때문에 카운슬러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유난히 검은 그의 피부 탓에 의상 색상 선정부터 쉽지 않았다. 정세라 까르뜨 블랑슈 디자인실장은 "여러가지 컬러를 시도해 본 결과 전체적으로 붉고 어두운 피부톤을 좀 더 화사해 보이게 해주는 옐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쿨비즈룩 트렌드에 맞게 '피케 셔츠'(칼라와 앞 트임에 2,3개 단추가 달려 있는 면셔츠)를 내밀었다. 윤씨는 화려한 컬러가 어울리지 않아 한 톤 다운된 옐로에 화이트를 보조 컬러로 이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형적인 아저씨 차림인 '기지바지' 대신 젊고 세련된 화이트진과 같은 색상의 화이트 재킷을 제안했다.

덥수룩한 머리에도 대공사(?)가 이뤄졌다. 얼굴이 크고 넓적한 데다 곱슬머리가 위로 향해 있어 전체적으로 정사각형으로 보여 양 옆을 약간 짧은 듯하게 정리하고,왁스나 젤로 윗머리를 뒤로 살짝 넘어가게 정리했다. 상대방의 시선이 정수리쪽으로 향해 얼굴이 가름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다. 태수 헤어 디자이너는 "앞으로 양 옆머리는 현재 길이로 유지하고 윗부분을 조금 더 길러 위쪽으로 모아주듯 깔끔하게 드라이해 고정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차라리 목소리로 영업했으면 좋겠다던 윤씨는 3시간의 변신 프로젝트 끝에 자신감 넘치는 증권맨으로 탈바꿈했다. 전신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본 그는 "이 정도면 고객 자산을 관리해 주는 금융인으로 신뢰감이 들지 않느냐"며 카운슬러들에게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글=안상미/사진=김영우 기자 saramin@hankyung.com


▷의상 코디=정세라 까르뜨 블랑슈 디자인실장 ▷헤어 · 메이크업 코디=태수 헤어디자이너,최윤미 메이크업 아티스트(정샘물 인스피레이션)

공동기획 CARTE BL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