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낙찰률이 올라가는 등 미술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K옥션(대표 김순응)은 24일 서울 신사동 경매장에서 실시한 올 여름 메이저 경매 결과 출품작 198점(근 · 현대 미술 123점 · 고미술 42점 · 해외 미술품 33점) 가운데 150점이 팔려 낙찰률 76%,낙찰총액 약 57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미술 시장이 활기를 띠던 2007년 7월 경매(낙찰률 90.3% · 낙찰액 100억원)에 비하면 다소 못 미치는 수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던 작년 말(낙찰률 55% · 낙찰액 43억원)보다는 무려 20%포인트 이상 상승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김환기 화백의 '점화'.응찰자의 경합 끝에 17억원에 낙찰돼 올 상반기 경매시장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종학 이우환 천경자 이대원 오치균 등 '블루칩' 작가는 물론 고영훈 김흥수 이왈종 이숙자 등 인기 작가 작품이 대부분 새 주인을 찾아갔다. 다만 박수근의 유화 '농악'은 유찰됐다. 하지만 박 화백의 종이 작품 '화조도'는 추정가보다 4배 이상 높은 4000만원에 낙찰돼 눈길을 끌었다. 또 김종학의 '설악의 여름'역시 추정가보다 높은 2억7500만원,김흥수의 '길동무'는 추정가(8000만~1억6000만원) 범위인 1억7000만원,오치균의 '고향집'은 추정가(6000만~9000만원)의 상한선인 9600만원에 각각 팔렸다.

고미술품으로는 조선시대 장생도(해학반도도)가 추정가의 두 배인 5억8000만원에 팔렸다. 외국 작품은 출품작 33점 중 구사마 야요이,로이 리이텐슈타인 등 25점이 팔려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이날 경매에서 낙찰률은 상승했지만 낙찰 가격은 여전히 약세를 보였다. 작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저가에 응찰해 낙찰받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국내 경제의 회복과 함께 미술 시장 역시 되살아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