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19일 '안산 선감학원 옛터 보존·관리 및 활용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20일 착수한다고 밝혔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안산시 단원구 선감로 101의 19 일원에 설치돼 1982년까지 운영됐으며, 8∼18세 아동·청소년 4천700여명을 강제 입소시켜 노역·폭행·학대·고문 등 인권을 짓밟은 수용시설이다. 9만㎡의 부지에는 아동숙소·관사·우사·염전창고 등으로 사용된 건물 11개 동이 남아있으며, 지난 2022년 10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에서 국가와 경기도에 대해 선감학원 유적지(옛터) 보호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자치경제연구원은 12월까지 ▲ 선감학원 옛터 현장조사 ▲ 옛터 보존·활용·복원 등 타당성 검토 ▲ 피해자·지역주민·도민 의견수렴 및 분야별 전문가 자문 등을 진행한다. 이들 토대로 선감학원 역사문화공간 조성의 기본방향을 도출하고 세부 도입시설 및 운영·관리 계획도 마련하게 된다. 특히 근대문화유산 등록 검토 등 옛터 보존·활용을 위한 구체적 방안도 제시하게 된다. 마순흥 도 인권담당관은 "연구용역을 통해 선감학원 옛터와 건물의 가치가 더 훼손되기 전에 보존과 활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며 "선감학원 옛터를 국가폭력에 의한 상처를 치유하고 추모하는 평화와 인권의 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이와 함께 오는 7월부터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유해 발굴은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에서 내년 8월까지 진행하고 봉안까지 마치게 된다. 발굴 대상 지역은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 37의 1 일대 2천400㎡ 규모의 묘역으로, 114기의 선감학
문화재청, 매주 토·일·공휴일에 '수문장 순라 의식' 선보여 "도적이 밤에 다니니 순라군(巡綽官)으로 하여금 구석진 곳과 좁은 골목까지도 두루 순찰하도록 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 (세종실록 1429년 1월 12일 기사) 조선시대 도성 안팎을 순찰하던 순라군이 매주 주말 광화문 일대를 거닌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순라군의 순찰을 재현한 '수문장 순라 의식'을 올해 상설 행사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순라는 조선시대 도둑이 침입하는 것을 막고 화재 등을 예방하기 위해 밤에 궁중과 도성 둘레를 순시하던 순찰 제도다. 순라 의식은 2022년 광화문 광장 재개장을 기념하면서 특별행사로 열렸으나, 앞으로는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만날 수 있다. 순라군뿐 아니라 도성과 궁궐의 문을 지키던 수문장, 수문장을 보좌하고 관청의 업무를 보던 종사관, 직업군인 갑사(甲士) 등 조선시대 군사 모습이 생생하게 재현된다. 수문장 순라 의식은 경복궁 문을 지키는 수문장들의 오후 교대 의식(오후 2시 시작)이 끝난 뒤 만날 수 있다. 총 60여 명의 조선 군사들은 오후 3시에 경복궁 광화문 월대를 출발한 뒤 인사동 문화의 거리, 인사동 네거리를 거닐 예정이다. 북인사 마당에 도착하면 시민들과 사진 촬영도 한다. 행사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비가 오거나 폭염 등으로 날씨가 좋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 /연합뉴스
백남준(1932~2006)이 미래를 내다본 대단한 예술가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학생들이 보는 교과서에도 ‘미디어아트의 창시자이자 인터넷의 개념을 예견한 거장’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그가 위대한 이유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도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젊은 세대는 특히 더 그렇다. 백남준이 예견했던 ‘인터넷을 통한 지식과 정보의 자유로운 순환’이라는 개념이 이제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 됐기 때문이다. 백남준의 예지가 너무 정확하고 빠르게 실현된 탓에,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의 생각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공감하기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작품을 직접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규모가 워낙 큰 데다 구형 전자제품을 사용한 탓에 전시하기도, 유지·보수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나 경기 용인의 백남준아트센터 같은 대규모 전문 전시장이 아니면 감당하기 어렵다. 백남준의 대작, 윤석남의 존재감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3인전 ‘함’은 모처럼 서울 시내에서 백남준의 대표적인 대작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시장에서 가장 크고 좋은 공간은 전부 백남준의 1994년작 ‘W3’이 차지하고 있다. W3은 월드 와이드 웹(WWW)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동일한 영상을 약간의 시차를 두고 상영해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고속으로 흘러가는 광경을 형상화했다. 이진명 학고재갤러리 이사는 “전기를 워낙 많이 쓰는 작품이라 갤러리 전기 관련 설비를 증설했다”며 웃었다.TV 등을 통해 익살스러운 얼굴의 모습을 만들어낸 ‘인터넷 드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