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면서 본 15분간의 영상은 전율이 느껴지도록 논리정연하게 역사와 인간사를 쏟아내고 장면 하나하나는 보고 또 보아도 또 다른 이야깃거리가 숨겨져 있다가 나타난다.

3D아바타로 변신한 작가는 고대에서 현대, 천국과 지옥, 원시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작품 곳곳에서 유영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쏜살같이 날아간 화살은 새로운 문명을 상징하는 불을 선물하고, 과거의 탈것인 말의 심장은 오늘날 자동차의 엔진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엄마의 자궁 같은 물에서 생명은 시작되고 또 소멸되고, 노동과 유희의 호모루덴스형 인간들은 생명을 유지하기위해 취했던 음식과 함께 땅으로 환원되고, 인간은 감자로 오이로 또 다른 이름의 먹이로 치환되어 깍이고 잘려진다.

그의 작품 안에는 공간과 시간에 대한 다른 관점의 인류문명의 역사와 작가의 <마이크로코즘 Microcosm>적인 철학이 녹아져있다.

“탄생에서 죽음을, 죽음에서 탄생을 보고, 천국에서 지옥을, 지옥에서천국을 보고, 시작에서 끝을, 끝에서 시작을 시작을 보기 위해....”

micro와 cosmos의 합성어로 작가가 만든 신조어 <Microcosm>우리의 탄생은 진정한 탄생인가, 또 우리의 죽음은 진정한 죽음인가, 우리의 행복과 고통은 진정한 행복이고 고통인가를 반문한다.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지상 쾌락의 동산The Garden of Earthy Delights>이라는 고대 우화를 다룬 작품을 디지털이라는 현대 언어로 재해석된 <Microcosm>은 과거의 미스테리를 파헤치고 새로운 형식의 미스테리를 창조하는 그의 작품 안에는 인류문명과 역사, 세상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현재 중국 미술계를 이끄는 양대 산맥인 중앙미술학원의 사진, 디지털 미디어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미술사를 전공한 작가는 탄탄한 논리력으로 미술의 역사를 관통하면서 디지털시대의 최첨단 영상통한 재해석으로 현대인들의 모습을 대변해 준다.

주요 비엔날레와 국제페스티벌에서 이미 주목받은 바 있는 미아오 샤오춘의 이번 전시<Microcosm>은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미켈란젤로, 부르델, 다빈치, 고야, 백남준 등의 익숙한 고전작품들을 영상(animation)과 사진(computer generated photography)형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미아오 샤오춘의 이번 개인전에는 9폭짜리 병풍작업과 평면작업 그리고 15분짜리 3D 애니메이션 대형영상작품을 함께 선보여 작가의 평면 작업만을 접해 왔던 관람객들에게 사진 매체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진 매체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의 확장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작품의 가격은 작업의 완성도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직 소장하기 부담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귀뜀이다
6월 22일까지 인사동 갤러리나우와 소공동 롯데아트갤러리(롯데명품관 에비뉴엘9층)에서 열린다.

문의 (02) 725-2030 사진 갤러리 나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