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슈빈 '내 안의 물고기' 출간

딸꾹질. 짧게는 다섯 번이나 열 번에서 길면 몇십 번씩 반복되는 불편한 현상이다.

왜 인간은 딸꾹질을 하는 것일까? 사실 딸꾹질을 하는 것은 인간뿐이 아니다.

다른 많은 포유류도 인간처럼 딸꾹질을 한다.

'내 안의 물고기'의 저자 닐 슈빈은 다른 포유류들도 인간처럼 물고기로부터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와 어류의 호흡은 모두 뇌간에서 통제한다.

아가미로 숨을 쉬는 물고기는 뇌간과 호흡기가 거의 붙어 있어 신경 전달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가슴 부분에 있는 허파로 숨을 쉬는 포유류들은 뇌간과 호흡기가 멀리 떨어져 있어 문제다.

신경이 뇌간에서 가슴을 지나 횡격막까지 가 닿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 경로로 이어져 있다 보니 신경 전달에 탈이 나는 경우가 잦은 것이다.

딸꾹질은 결국 인간이 물고기와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도 호흡 통제는 물고기처럼 뇌간이 맡고 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탈장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탈장이 일어나는 까닭에 대해 "물고기의 몸을 주물러 포유류의 몸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처음에는 생식선이 물고기처럼 간 근처에 있지만, 태아가 자라면서 생식선이 아래로 내려온다.

이때 장 아래 빈 공간이 생기면서 그리로 장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수면 무호흡, 질식 등도 인간이 물고기로부터 진화해온 증거라고 저자는 밝힌다.

저자 닐 슈빈은 지난 2004년 다리 달린 물고기 '틱타알릭'을 발견해 고생물학계를 발칵 뒤집은 주인공. '틱타알릭'은 물고기와 육상동물의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이른바 '잃어버린 고리'였다.

원래 닐 슈빈은 고생물학자로 주로 물고기를 연구해왔으나 학교 사정으로 우연히 인간 해부학 교실을 맡았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해부학을 가르치던 저자는 2004년 '틱타알릭' 발견 이후 인간의 몸이 물고기와 얼마나 비슷한지를 깨닫게 됐다.

손은 물고기 지느러미와 똑 닮았고 머리는 물고기의 아가미궁과 닮았으며, 콧구멍의 구조까지 닮았던 것.
저자는 물고기와 '틱타알릭', 인간을 비교하며 이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탐구했고 그 결과로 '내 안의 물고기'가 나오게 됐다.

346쪽. 1만3천원.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com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