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부터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 · 쓰촨(四川)에서 생산된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역하기 위해 형성된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실크로드보다 앞선 문명의 교역로다. 당 · 송시대를 거치면서 번성한 차마고도는 티베트를 넘어 네팔,인도,유럽까지 연결됐다. 티베트 불교가 라싸에서 윈난 · 쓰촨 지역으로 전래된 것도 차마고도를 통해서였고,중국 서남부와 인도 · 서아시아 사이의 교역 및 민족 이동로로 쓰였던 서남실크로드의 중심축을 형성한 것도 차마고도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16일부터 8월16일까지 두 달간 마련하는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 특별전에는 차마고도를 오가며 차와 말,소금,약재,금 · 은,버섯 등을 교역했던 대상(隊商 · 카라반)의 마방(馬幇)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관람객 중심의 전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스토리텔링식 전시기법을 적용한 것.

한 마방이 라싸를 출발해 차의 고장인 윈난과 쓰촨에서 차를 산 다음 집으로 돌아왔다가 차를 소금과 바꾸기 위해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가는 일정으로 전시가 구성된다. 마방은 또한 오체투지로 이상향인 샹그릴라를 찾아가 환생할 것을 믿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관람객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를 구성한 방송작가 윤영수씨가 각각의 전시주제에 대한 설명 문안 작성에 참여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은 물론 화정박물관,통도사 성보박물관,대원사 티베트박물관,실크로드박물관,티베트박물관 등에서 빌려온 유물을 포함해 차마고도상의 다양한 민족이 사용했던 복식,직물자료,차 관련 도구,티베트 불교미술품 등 200여 점이 소개된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는 스웨덴의 탐험가 스벤 헤딘(1865~1952년)이 1906년부터 3년간 찍은 티베트 사진을 스웨덴 국립민족학박물관에서 빌려와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탐험대의 모습과 탐험 도중에 만난 사람들,그들이 경험한 이 지역의 풍속과 풍경 사진을 통해 100년 전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