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피아트처럼 해라…국가지원은 받되 굴복은 없다
장문석 지음/ 지식의풍경/ 363쪽/ 2만5000원
기업과 정치 권력의 밀월 관계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이 행사의 배후엔 미국 포드의 이탈리아 시장 진입을 막아준 무솔리니에 대한 답례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훗날 아넬리가 회한에 젖어 '쓰디쓴 축배'였다고 술회하기 전까지는 모든 게 '장밋빛'이었다.
《피아트와 파시즘》은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쓴 피아트의 정치사이자 기업사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성공한 대기업이라는 평가와 함께 현재의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도 공격적인 인수 합병을 멈추지 않는 이 회사를 소재로 파시즘 집권기에 '기업이 국가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분석했다.
저자는 영남대 사학과 교수.이탈리아 토리노대학에서 이탈리아와 서양현대사를 공부한 그의 경력이 책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았지만 종속되지 않았고 대공황과 세계 대전의 잇단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역량과 '뚝심'을 읽을 수 있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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