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중단…휴가계획땐 주간예보 등 참고

피서객이나 농어민 등에게 여름철 최대 관심사였던 장마예보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구온난화 탓에 장마전선 형성 전이나 소멸 후에도 강한 비가 수시로 내리는 등 한반도 여름철 강수 특성이 많이 변해 장마를 예측한다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기상청이 1961년부터 해오던 장마예보를 올해부터 중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휴가 계획을 짤 때 요긴하게 활용했던 장마철 예보가 없어진 만큼 주간예보나 단기 날씨 전망을 참고해 휴가 시기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올해부터 장마 예보 없다 = 기상청은 올해부터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장마예보를 하지 않으니 유의해달라고 10일 밝혔다.

기상청은 매년 5월 하순께 여름철 예보를 통해 장마 시작 및 종료 시점을 발표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장마 시작 시점만 예측했을 뿐 종료 시점을 예보하지 않았으며, 올해부터는 시작은 물론 종료 시점도 전망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들어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전이나 소멸하고 나서도 강한 비가 빈번하게 내리는 등 여름철 강수 특성이 변한 상황에서 장마 시작과 종료를 예측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여름철 우리나라에는 장마전선뿐 아니라 태풍이나 대기 불안정, 기압골 영향 등 많은 다른 기상요인들에 의해서도 국지성 호우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1990년 이후 장마 기간의 강수량은 변화가 거의 없었으나 장마 이전 및 이후의 강수량은 증가하고 있다.

통상 장마가 끝난 8월에도 비가 자주 내리고 강수량도 점차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장마 시작 전의 강수량을 보면 1990년 전에는 67.5㎜였지만 1990년 이후에는 82.8㎜로 23% 늘었다.

장마 기간 이후의 강수량 역시 1990년 이전에는 254.2㎜였으나 1990년 이후에는 333.7㎜로 31% 증가했다.

반면 1990년 이전의 장마 기간 강수량은 350.4㎜에서 1990년 이후에 353.5㎜로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일부 기상학자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장마 기간과 우기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지적을 했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물러가고 나서도 많은 비가 내리는 만큼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학계 등의 지적과 자체 판단에 따라 장마 예보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휴가계획은 어떻게 짤까 = 기상청은 장마의 시종 예보를 하지 않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실질적이면서 상세한 여름철 강수 전망을 발표하기로 했다.

장마전선이 형성됐을 때 주간예보나 일일 예보 등 중ㆍ단기 예보와 함께 장마전선에 따른 강수 예보를 수시로 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장마의 시작과 끝은 여름철 사후분석을 통해 확정하고 통계 및 학술 자료로만 활용할 방침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 시작 및 종료 시점을 분석해 학술자료로만 활용할 계획이다.

장마 예보뿐 아니라 장마철이 끝나고서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