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폰 타이틀곡 롤리팝 부른 '2NE1' 유명세
SK 브로드밴드 광고송 'W&WHALE'도 두각
'브랜드 뮤직' 시대… CM송으로 스타

여성 4인조 '2NE1'은 최근 단 2곡으로 '가요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지난달 초 내놓은 첫 디지털싱글 '파이어'가 1일 현재 도시락(www.dosirak.com) 등 주요 음악차트에서 4주 연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 그룹은 3월 말 LG싸이언의 '롤리팝' 휴대폰의 CM송을 불러 각종 음악차트에서 1위에 오르며 단숨에 유명세를 탔다. 가수의 데뷔 CM송이 음악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노래의 인기를 등에 업고 '롤리팝' 휴대폰은 불티나게 팔렸고,인터넷 다운로드와 휴대폰 컬러링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경쾌한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인 두 곡은 반복적인 리듬과 쉬운 가사를 앞세워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가수들이 음반이나 음원용으로만 음악을 만들어 부르는 시대는 지나갔다. 기업이나 제품을 광고하기 위한 '브랜드 음악'을 발판으로 스타덤에 오르는 가수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무명의 인디밴드에서 CM송을 계기로 유명 그룹으로 도약한 'W&WHALE'이 대표격.지난해 SK브로드밴드 광고에 자신들의 노래 '알피지샤인'을 노출한 뒤 인기가 수직 상승하며 7년간의 무명밴드 생활을 접었다.



W&WHALE은 최근 SK브로드밴드 두 번째 광고에도 '알피지샤인'을 사용해 또 한 차례 주목받고 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경쾌한 랩과 몽환적인 느낌이 팬들을 새로운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는 평가다. W&WHALE은 요즘 대중가요의 새 트렌드를 이끄는 일렉트로닉 팝 밴드이자 광고용 브랜드 음악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W&WHALE이 뜬 뒤 광고업계에서는 가수들과 함께 광고음악을 만들어 광고노출 외 뮤직차트에서 승부를 내려는 풍조가 생겨났다. 2NE1은 이 같은 흐름에서 나타난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가수가 출시한 앨범보다 CM송이 더 높게 평가받는 경우도 있다. 최근 LG텔레콤의 수입 휴대폰 '캔유' CM송으로 유명해진 가수 타루는 지난해 내놓은 미니앨범 '레인보우'보다 '캔유'의 완성도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곡은 섬세하고 상큼한 느낌의 고음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전달한다. 가수 요조가 부른 LG싸이언 광고음악 '허니허니 베이비'도 이 제품 모델인 김태희의 발랄한 모습과 어울리며 수준있는 음악성을 과시한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최근의 브랜드 음악은 좋은 음악을 샘플링해 배경음악으로 쓰거나,한 두 소절만 작곡했던 종전 광고음악과는 완전히 다르다. 광고음악이 독자적인 생명력을 갖도록 기획사와 광고주가 완결된 문화상품으로 만든 뒤 광고의 강력한 접근성을 활용해 음악과 가수를 동시에 띄우는 전략이다.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가사는 최소화한다. '롤리팝'의 경우 휴대폰을 직접 연상시키는 구절은 '블링블링 LED'('반짝 반짝 LED폰') 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사랑을 찬미하는 내용이다.

"너를 처음 본 순간 빠져버렸다"는 가사도 제품을 직접 겨냥했다기보다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LG싸이언 마케팅 관계자는 "음악의 완성도가 높을 때 제품의 판매 실적도 좋다"고 말했다.

KTF뮤직 라이선스팀 이승원 과장은 "브랜드 음악은 가수와 노래를 알리는 데 필요한 홍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불황이 깊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CM송을 활용한 '가수 띄우기' 전략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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