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록 버전 동영상으로 5000만명에게 자신의 기타 연주를 보여주며 유튜브 스타가 된 펀투(Funtwo · 본명 임정현),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대명사 싸이월드,전 세계인이 정보를 공유하고 지식을 늘려가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열정적인 아마추어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의견을 나누며 발전하는 모습들입니다. 이 같은 웹 혁명은 온라인에서의 취미활동에 그칠까요,아니면 실제 인간의 삶과 사회를 창조적으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될까요.

영국의 싱크탱크 데모스 선임연구원인 찰스 리드비터는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21세기북스 펴냄)에서 정보 공유와 협업으로 창조와 혁신을 일구는 '집단지성'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를 살폈습니다.

그가 꼽는 집단지성의 성공 모델은 '리더가 권위주의를 버리고 구성원들의 공동 소유권을 인정하며 개방적인 혁신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단순한 친목모임이 아니라 특정 신념을 가지고 기업 경영과 국가 정책에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집단지성이라는 거죠.

예를 들어 캐나다 채광기업 골드코프는 소속 지질학자들이 금 매장지를 찾지 못하자 회사 내부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대대적인 공모를 벌여 660만온스의 금 매장지를 발견하고 기사회생했습니다. 2007년 미국 네트워크 '무브온(MoveOn)'이 15명의 직원으로 33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뒤 공영 라디오 NPR에 대한 연방 지원 폐지를 막는 데 한몫하고 진보 후보를 지지하려 7500건의 파티를 주최한 것도 한 예입니다.

그는 이 책의 초고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네티즌의 의견을 반영하는 '집단지성 실험'까지 도입했군요.

그러나 그는 집단지성의 가능성을 높이 사면서도 맹목적인 추종은 경계합니다. "개인적 생각을 멈추고 그룹에 몰입하는 것은 집단지성이 아니라 군중심리"라고 합니다.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친다고 해서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는 그의 지적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