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이 만료된 음원을 복각하거나 김연아 등을 내세운 편집 앨범 등 국내에서 제작한 클래식 음반이 불황 속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주자 사후 50년이 넘어 저작권이 소멸된 클래식 음악을 복각한 클래식 음반이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년 말에 발매된 '카잘스 스페셜 에디션'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5000여 세트가 팔렸고 일본,홍콩 등 국외로 1500여 세트가 나갔다. 클래식 음반은 통상 1000장 정도 판매되면 '대박'으로 간주한다.

올초에 나온 글렌 굴드,발터 가제킹,알프레드 코르토 등의 피아노 연주를 묶은 '더 피아니스트 스페셜 에디션'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4000세트 이상 판매됐고 해외로도 1000여 세트 수출됐다. 2주 전에 발매된 '디 아트 오브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The Art of Sergey Rachmaninov)는 벌써 3000여 세트가 나갔다. 이들 음반은 전집인 데다 복각해 음질이 뛰어나 클래식 마니아들의 수요가 많다.

김연아,김명민 등의 이름을 내건 클래식 음반은 '초대박' 상품이다. '피겨퀸' 김연아의 경기 배경음악 등을 담은 '페어리 온 디 아이스'(Fairy on the Ice)는 3개월 만에 5만장 이상 팔렸다. TV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인기에 힘입어 작년 말에 발매된 '김명민의 클래식 마에스트로'는 1만장 넘게 팔렸다.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의 이용식 차장은 "클래식에서도 대중스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스타 마케팅이 클래식 음반 시장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타고 국내에서 제작한 국내 아티스트의 앨범도 호응이 좋다. 작년 말에 나온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미스테리오소'(Mysterioso)는 지금까지 1만5000여장 팔렸다. 연초에 나온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나이트 앤드 드림'(Night and Dream)은 4000여장 판매됐다.

2주 전에 발매된 피아니스트 지용,바이올리스트 쟈니 리 등이 참여한 클래식 앙상블 디토의 첫 앨범 '디토 카니발'은 선주문만 1000여장이 넘었다. 음반업계 관계자는 "특히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는 젊은 아티스트 음반의 호응이 좋다"며 "국내 공연 등과 연계해 홍보하기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주회가 있는 날이면 공연장에서만 300~400장 이상 해당 연주자의 앨범이 팔린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