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랜치는 미국 서북부 몬태나주에 본부를 둔 친환경 목장 운영업체다. 정보기술(IT)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지내고 은퇴한 로저 랭이 부인 신시아와 함께 설립했다. 로저가 운영하던 소프트웨어회사가 상장되고 매각되는 과정을 통해 이들 부부는 백만장자가 됐다.

일에서 놓여난 부부는 환경보호에 대한 열정을 살려보자는 뜻을 세우고 말총머리 영화배우로 유명한 스티븐 시걸에게서 소 목장을 사들여 친환경적으로 운영해 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들의 구상은 간단했다. 첫째,처음에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옳은 일을 하는 데 헌신한다는 생각을 견지한다. 둘째,돈보다 비전을 추구한다. 온전히 친환경적인 사업을 하자면 많은 자금이 들고 이익도 적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부는 이 모든 것을 '사업이기보다는 박애주의적인 활동'으로 여겼다. 어느 정도 회사는 자선사업이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도시생활만 하던 IT기업가 출신 로저에게 말을 타는 카우보이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자신이 잘 모르고 경험이 없는 분야는 기꺼이 전문적인 농장관리자에게 위임했다. 선랜치 목장은 이제 작지만 많은 것을 갖춘 왕국이 됐다. 7000만㎡가 넘는 목장을 따라 고급 펜션이 펼쳐지고,좀 떨어진 곳에는 목장에서 나오는 제품을 취급하는 잡화점도 열었다. 이제는 친환경 목장 컨설팅도 사업목록에 올렸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성공하는 기업가들에게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덕목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노력과 헌신에 대한 열정,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 또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그것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최고경영자가 된 비법'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의 내용은 원래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비즈니스위크 심층분석기사로 소개됐던 글을 모은 것이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프로골퍼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백상어' 그레그 노먼,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오픈소스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가능성을 연 리누스 토발스,원조 컴퓨터업체 IBM을 집어삼킨 양위안칭 레노버그룹 회장 외에 프로게이머 출신 20대 기업가 조나단 웬델,케빈 로즈 디그닷컴 사장,에스프레소 커피제국을 세운 데이비드 쇼머 회장,취업알선업체 익스프레스 퍼스넬의 로버트 펑크 같은 11개 기업 설립자와 CEO,세컨라이프 운영업체인 린든 랩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