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저녁 8시께 이화여대 체육관 지하 무용 연습실.흰색 튀튀(발레용 주름치마)를 입고 우아한 동작을 반복하는 '백조' 역의 발레리나 10여명 틈에 중년 남성 셋이 눈에 띄었다.

토 슈즈를 신고 양복 재킷 속에는 셔츠 대신 딱 달라붙는 발레복을 입은 채 다리를 힘껏 올렸다가 내리고,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하는 '아저씨 발레리노'들.곧이어 백조들을 유혹하는 아리아를 웅장한 목소리로 열창하며 마왕이 등장했다. 마왕 역의 출연자는 다름 아닌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대표다.

서 대표를 비롯한 최고경영자(CEO) 6명이 발레 공연 '백조의 호수'에 마왕으로 등장한다. '조기숙 뉴발레'가 22~23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선보이는 파격 발레 '백조의 호수 연작 시리즈-사랑에 취하다'를 통해서다.

서 대표는 이번 무대에서 뛰어난 성악 실력으로 마왕 역을 연기한다. 또 홍영욱 퀸벨애드 대표,양재훈 박스엔터테인먼트 대표,정창권 휴넷 이사,송윤택 윤성택스타일 대표,부창렬 미래씨앤알 대표는 발레복을 입고 무대에 선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과 홍태희 이폴리머 대표는 영상으로 출연한다.

성악,발레,무용에 조예가 깊은 이들은 서울과학종합대학 경영대학원을 통해 인연을 맺었으며 '파격 발레'를 지향하는 조기숙 교수(이화여대 무용과)와 뜻을 같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파격은 출연진뿐만 아니다. 힙합 댄서들이 발레리나들과 한 무대에 선다. 또 영화감독 남선호씨가 영상을,기술과 조명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이상봉 교수가 맡았다.

22일 오후 8시,23일 오후 3시 · 6시 공연.(02)3277-4475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