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메르무어의 루치아'ㆍ'모세'ㆍ'혜화동 라보엠'

국내 오페라 단체들이 올리는 서로 다른 색깔의 오페라가 봄의 끝 자락을 장식한다.

대규모의 정통 오페라, 음악 위주로 꾸며지는 콘서트 오페라, 관객에게 문턱을 낮춘 소극장 오페라로 각기 개성이 다른 오페라들이 관객을 유혹한다.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은 22-23일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무대에 올린다.

월터 스콧의 소설에 바탕을 두고 이탈리아 음악가 도니제티가 작곡한 비극 오페라로 명문가의 딸 루치아와 원수 집안의 아들 에드가르도가 사랑에 빠지지만 결실을 보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아름답고, 격정적인 선율로 그려냈다.

무려 20분가량 이어지는 '광란의 아리아'를 부를 주인공 루치아는 김수정과 이상은이 번갈아 맡고, 에드가르도 역에는 이재욱과 이승묵이 더블캐스팅됐다.

지난해 연출가 볼프람 메링의 연출로 국립극장에 올려졌던 국립오페라단 작품의 무대와 의상은 그대로 사용하되, 신진 연출가 안호원이 세부적인 내용을 새롭게 다듬어 선보인다.

김주현이 지휘하는 나눔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1만-10만원. ☎1577-7766.
서울오페라앙상블은 22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콘서트오페라 '모세'를 공연한다.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한 모세의 삶을 그린 로시니의 오페라를 음악 위주로 꾸민 공연으로 지난해 12월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 올랐던 작품을 배우들의 연기와 세트를 간소화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보강해 음악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다.

연기가 아닌 음악이 중심이 되는 까닭에 공연 장소도 오페라극장이 아닌 콘서트홀이다.

모세 역은 베이스 김요한이 맡고, 그란데오페라합창단 50여 명이 함께 출연하며, 김홍식이 지휘하는 서울내셔널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담당한다.

2만-7만원. ☎02-741-7389.
20-24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 올라가는 '혜화동 라보엠'은 푸치니의 대표작 '라보엠'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소극장 오페라.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1970년대 서울의 대학로로 바꿔 가난하지만 꿈많은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그려낸다.

이탈리아어가 아닌 한글 대사와 노래로 공연해 관객의 친근감을 높이고, 소규모 관현악으로 편성된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 올라가 등장인물과 어울리는가 하면, 무대 세트도 영상으로 대체해 젊은 관객과의 거리감을 부쩍 좁힌다.

4만-5만원. ☎02-6402-8498.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