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진짜 위험은 돈을 잘 버는 사람,특히 레버리지가 높은 시장에서 엄청난 수익을 내는 트레이더 때문에 생긴다. "

1997년 2월25일 오랜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던 베어링은행이 자본금의 두 배가 넘는 손실을 내면서 하루아침에 파산했다. 28세인 닉 리슨의 무모한 거래 때문이었지만,그 배경에는 금융공학의 화려한 산물인 파생상품과 선진거래기법이 깔려 있었다. 당시 세계는 베어링은행의 몰락 스토리에 경악했지만 정작 더 큰 괴물이 전 세계 금융을 뒤흔들어놓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책은 금융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1997년 쓴 책이지만,위기를 전후해 쏟아져나온 많은 금융 관련서들의 원조 격이다. 은행들이 90년대 들어 공익을 생명으로 하는 대부자의 기능은 팽개친 채 파생상품과 레버리지 거래로 막대한 수익만을 좇으면서 '겁없는 질주'를 해온 구조를 파헤친다.

저자는 은행의 효과적인 규제는 시장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해야 할 것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는 은행 내부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