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나는 지금 내 생활에서 그것이 진정 기적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난 이 책이 오롯이 기적의 책이 되었으면 한다. "

지난 9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영원한 소녀 문인' 고(故) 장영희 교수의 유작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샘터 펴냄)의 한 대목입니다. 그는 생후 1년부터 소아마비로 고생했고 세 번이나 암과 싸웠지만 '힘들어서,아파서,너무 짐이 무거워서 어떻게 살까 늘 노심초사하면서도 하루하루를 성실하게,열심히 살며 잘 이겨낸' 기적의 주인공이지요.

그는 '내 옆을 지켜 주는 사랑하는 사람들,그리고 다시 만난 독자들과 같은 배를 타고 삶의 그 많은 기쁨을 누리기 위하여' 새로운 세상에서 또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 하루 뒤에 출간될 수필집을 끝내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가 남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출간되자마자 하루 1만5000부씩 팔리며 이틀 만에 초판 3만부가 매진됐습니다. 출판사는 3만부 추가 발주도 모자라 3만부를 더 찍을 예정입니다.

인터파크도서와 알라딘의 주간 종합베스트 2위에 올랐고 인터넷교보문고와 예스24의 일간 집계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군요. 2005년 출간된 《문학의 숲을 거닐다》와 2000년 출간된 《내 생애 단 한번》 역시 타계 소식 이후 6000~7000여부나 판매됐습니다.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은 단지 그의 유명세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아프고 서럽고 눈물겨운 사람들에게 지금도 평소처럼 희망의 언어를 조곤조곤 건넵니다. 인터넷서점의 독자 리뷰에 올라온 글들이 그 슬픔과 희망의 결을 오롯이 보여줍니다.

'하늘나라에선 씩씩하게 걸으며 그 온화한 웃음을 거기 계실 여러분과 나누시길….'(kim3j) '항상 받기만 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부디 평온한 마음으로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합니다. '(part051) '마지막까지 큰 선물 감사드립니다. '(pneruda)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