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취직할 당시나 기업을 설립해 상장할 때에도 경기가 나빴습니다. 불경기나 호황기는 어떤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요. 비관적으로 받아들이면 한이 없겠지만 낙관적으로 보면 굉장히 많은 기회가 널려 있습니다. 저도 그때 경기가 좋았다면 그게 제 힘인 줄 몰랐을 겁니다. 불황기는 진정한 자신의 힘을 확인할 기회죠."

《레버리지》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 베스트셀러 저자 혼다 나오유키(本田直之 · 40)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순간인 불황기야말로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서울국제도서전 참가차 방한한 그는 13일 저녁 국내 출판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련의 고통을 견딘 다음에 성취의 기쁨을 맛보는 스포츠처럼 우리도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면서 더 크게 성장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레버리지 원리'로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버리지 원리'란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지렛대의 원리를 비즈니스에 응용해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이루는 노하우를 뜻한다. 일상적인 업무를 시스템화하고 능률을 높이면서 지식,시간,인맥 등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확장하는 자기계발 용어로도 쓰인다.

그의 저서 《레버리지 씽킹》과 《레버리지 리딩》 《레버리지 러닝》 《레버리지 시간술》 등은 일본에서 100만부 이상 팔렸다. 국내에도 소개됐다. 그는 이들 책을 통해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최소의 노력을 들여 최대의 성과를 올리는 지렛대 방법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고교 시절 학업 성적이 최하위였으나 고3 때 '머리를 써서' 공부한 덕분에 명문 메이지대학에 진학했고 씨티은행 등 외국 기업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준비해 아메리카 경영대학원 MBA를 2년 만에 졸업한 비결도 지렛대 공부법이었다. 그가 굴지의 투자 ·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면서 1년의 절반은 하와이에서 한가롭게 지내고 2~3주는 호주에서 서핑을 즐기며 인생을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여유는 그의 차림새에서도 드러난다. 윈드서핑으로 검게 그을린 피부에 긴 머리를 뒤로 쓸어넘긴 스타일리스트.캐주얼 복장에 팔찌와 은목걸이까지 눈에 띈다. 경영자 · 저자 · 스포츠맨뿐만 아니라 일본 소믈리에협회 와인 어드바이저로도 활동하는 그의 '자유인' 기질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일과 놀이를 다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제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은 도태됩니다. 그런 사람은 훈련하지 않고 경기만 하는 운동선수와 같아요. 저는 일과 놀이를 구분하지 않고 다 즐깁니다. 불황도 즐기지요. 다만 불경기엔 큰 회사보다 작은 회사,대규모 프로젝트보다 우리 주변의 작은 기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습니다. "

그는 최근 《의사결정력》 등을 집필하고 있으며 《레버리지 사고방식》의 만화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