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8일간 전시..제작 시연회도
베를린.런던.북유럽 3국서도 전시예정


천년 비색의 신비를 간직한 강진청자가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파리지앵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500여년간 고려청자를 생산했던 강진군이 강진청자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강진청자 유럽순회전'을 열고 있다.

12일 오후(현지시간)에는 파리의 메티에다르에서 파리전시회가 개막했다.

파리전시회에서는 이날부터 8일간 청자칠보투각향로(국보 95호), 원숭이형연적(국보 270호), 지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 복숭아형연적(보물 1025호), 거북형주자(국보 96호) 등 청자 도공들이 옛 방식대로 구운 국보급 재현품 5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13세기경 강진에서 제작된 청자로 평가되고 있는 청자상감유로수금문병, 청자양각연판문대접 등 국보급 2점이 포함돼 있어 현지 도자기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회 첫날에는 강진 도예작가들이 물레를 이용한 성형 작업과 고려청자의 가장 큰 특징인 상감기법을 소개하는 제작 시연회도 열렸다.

시연회에서는 도자기 바탕에 직접 무늬를 새기고 그 자리에 백토나 적토를 메운 뒤 다시 긁어내는 방법으로 푸른 창공을 나는 학과 변화무쌍한 구름을 새겨넣는 기술이 선보였다.

이날 시연회를 지켜본 쿠튀리에 리오넬(57) 씨는 "도자기의 색감과 표면에 새겨진 디자인이 독특하고 정밀하고 인상적이다"면서 "정말 훌륭한 작품들을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조일환 주프랑스대사는 "한국의 최남단 강진군이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세계 최고의 미적 감각을 지닌 유럽인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면서 "강진청자의 예술성을 유럽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준호 주프랑스문화원장은 "세계 최고의 강진청자가 예술도시인 파리 땅을 밟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유럽인들에게 청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이번 유럽 전시회를 통해 한국 도자예술의 결정체인 청자를 유럽에 알리고 유럽의 도자 예술가들과 문화교류도 활성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또한 강진청자를 유럽에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파리 개막행사에는 유럽청자의 대가인 장지렐, 메티에다르 관장인 마리 프랑수아 부렐 등 예술계, 학계 등 관련인사 2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파리에 이어 독일 베를린(5월28일-6월4일), 프랑스 리모주(6월12일-20일), 영국 런던(7월17일-23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에서도 순회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강진군은 이에 앞서 2006년 프랑스 유네스코 본부에서 특별전을 연데 이어 리모주시(市) 전통도자기 축제에도 참가했으며 일본(2007년)과 미국(2008년)에서도 순회전을 열었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