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으로 효도여행 보내도 괜찮을까요…."

가정의 달을 맞아 예년 같으면 여행사에 어른을 어디로 모시는 것이 좋을지 효도 상품 종류에 대해 물어봐야 하지만, 요즘은 해외로 나가도 정말 괜찮은 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A여행사에는 지난 주말 10여 건의 해외여행 예약 취소 요청이 들어왔다.

연휴가 끝나면 원래 예약이 감소하는 영향도 있지만, 지난달 말부터 엄습하는 `신종인플루엔자 공포'로 해외여행 수요가 위축된 탓이 더 크다.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의 효도여행 상품을 운영하는 이 여행사는 작년 이맘때 동남아 효도여행 상품 예약이 200명을 넘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100명 예약에 그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효도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B여행사도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퍼지면서 예약 취소율이 10% 정도 된다.

60대 노년층을 위한 일본 온천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C여행사에도 부모님을 여행 보내기에 앞서 신종플루를 걱정하는 자식들의 문의가 많이 접수되고 있다.

여행사들은 신종플루 발생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효도상품은 대체로 일본 등 인근 아시아국가들이어서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고객의 불안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큰 마음을 먹고 올해는 부모님을 해외에 보내 드리려고 계획했다가 여건이 좋지 않자 전국 일주를 등 알찬 국내 여행으로 돌리는 사례도 많다.

서울에서 시작해 전국 15개 도시를 6박7일간 전용버스로 순회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A여행사의 `내나라여행'은 효도여행 상품으로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 상품의 작년 모객 규모는 130명 정도였으나 올해는 700명이 훌쩍 넘어 해외여행 대체상품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상품은 국내 여행이지만 5성급 최고급 호텔에서 묵고, 각 지역의 특산 요리를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상품 가격도 100만 원 안팎으로 싸지 않은 편이다.

여행업체의 한 관계자는 "부모님을 모시는 효도여행인데 해외로 보내기가 찜찜하다면 절대 권하지는 않는다.

국내 여행 상품도 좋은 것이 많기 때문"이라면서 "신종플루가 진정되면 예년의 여행 수요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