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웃찾사-초코보이' 김경욱ㆍ김태환
초코보이 "개그는 섹시하면 안되나요"
"핫 핫 핫 핫 댓츠 베리 핫~"

섹시한 개그가 등장했다.

'S라인' 몸매의 여성이 아닌 까무잡잡한 피부의 두 남자가 꽉 끼는 스키니진을 입고 엉덩이를 돌리며 "댓츠 베리 핫(That's very hot)"을 외쳐댄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요즘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초코보이'의 김경욱과 김태환이다.

'나몰라 패밀리'에서 김재우를 제외한 두 사람이 지난 2월 내놓은 이 코너는 '웃찾사'의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는 인기투표에서 5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로 연속 10주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김경욱과 김태환은 "반응이 굉장히 빨리 와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보고 느끼지만 겉으로 표현은 못 하는 섹시 코드들을 개그로 시원하게 건드리니 통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비너스를 보거나 역사 시간에 유방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피식 웃잖아요. 이처럼 속으로 웃는 코드를 '핫'이란 표현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거죠. 요즘 광고나 드라마에도 섹시 터치가 많은데 개그에서는 없었잖아요."

아무도 야하다고 생각지 않던 여러 상황이 '초코보이'에 의해 섹시 개그로 탄생한다.

곰돌이 푸가 위에만 옷을 입은 모습을 보다 갑자기 "핫"이 터져 나온다.

신혼부부 편에서는 남편이 퇴근하며 "자기야 나왔어"라는 대사 뒤에 곧바로 "댓츠 베리 핫"이 이어진다.

초코보이의 개그는 신선한 개그라는 호응도 얻었지만 일부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표하며 선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초코보이 두 사람은 이에 대해 좀 더 열린 마음을 주문했다.

"저희도 신경을 많이 쓰지만 아무래도 지적을 받으면 주눅이 들거든요. 오락프로그램에서는 비키니를 입고 드라마에서는 키스를 하는데 개그에서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큰일 나잖아요. 아직은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이 있어서 속상할 때가 많고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요."
초코보이 "개그는 섹시하면 안되나요"
'초코보이'의 시작이 지금과 같은 섹시 코미디는 아니었다.

여름 시즌을 맞아 스포티하고 시원한 의상을 입은 에어로빅 개그를 준비하다가 민소매 티셔츠에 스키니진을 입은 '초코보이'가 탄생했다.

개그를 짜고 스타일을 완성하는 게 보통 순서지만 '초코보이'는 의상과 음악부터 만들고 개그를 짰다.

'초코보이' 코너의 핵심인 중독성 있는 반복 어구와 멜로디, 몸 동작은 '나몰라 패밀리'의 가수 활동 경험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초코보이는 "다른 코너는 개그 도중에는 음악을 끄고 연기에 집중하게 하는데 '초코보이'는 반대로 일부러 계속 음악을 켜 놓는다"며 "무조건 음악을 깔아 흐름이 끊어지지 않게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의 활약 덕에 한동안 부진을 겪던 '웃찾사'도 서서히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웃찾사'의 중심에 선 이들은 "'웃찾사'가 그동안 숨 고르기를 했다면 이제 탄탄한 코미디로 다시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끼는 있지만 무대에서 풀어내는 방법을 모르는 신인들을 발굴해서 끌어주는 역할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