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단 하나뿐인 오페라 '피델리오'가 다음 달 7~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려진다.

'피델리오'는 베토벤이 10여년에 걸쳐 서곡만 네 번 쓸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그 어떤 곡보다 산고가 커서 베토벤 자신이 '슬픈 아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18세기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형무소에 억울하게 수감된 정치가 플로레스탄을 아내인 레오노레가 간수의 부하로 위장해 구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무대는 연세대 동문 출신이 결성한 무악오페라단(단장 김정수)이 창단 기념 공연으로 마련한 것.이번 공연은 1970년대 국내 초연 이후 세 번째 무대다. '피델리오'는 그동안 독일의 대표적인 오페라지만 출연진 100명이 넘는 블록버스터급 오페라여서 국내 무대에 오르기 힘들었다는 것이 오페라단측의 설명이다.

최승한 무악오페라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는 "규모가 워낙 커서 국내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없었다"며 "이번 공연에 극중 죄수 남성합창단만 80명이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극의 웅장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창단 및 오케스트라 120여명을 포함,총 200명 정도가 이번 무대에 오른다.

레오노레 역은 소프라노 나경혜와 수전 앤서니가 번갈아 맡고 플로레스탄 역은 테너 한윤석과 스티븐 해리슨이 소화한다. 지난 1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공연에 출연했던 소프라노 이지영이 감옥 교도관의 딸인 마르첼리네 역으로 나온다.

8일,10일 공연에서는 원작 느낌을 살리기 위해 독일어로 진행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