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필요없다. 화려한 무대도 음악도 없다. 텅 빈 공간에서 우린 단지 몸으로 말한다. '

몸짓만으로 소통하는 공연 축제 '제4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이 다음 달 5일부터 3주간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국내외 13개팀이 '나는 배우다'는 구호를 내걸고 마임 무용 신체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임이스트 유홍영 · 고재경은 엉성한 두 도둑의 이야기를 그린 마임공연 '두 도둑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김남진이 이끄는 댄스씨어터 창은 도시인들의 외로움을 표현한 '스토리 오브 B'를 공연한다. 극단 몸꼴은 신체극 '초승달,그믐달,교집합'을,마임이스트 노영아는 '몽상'을 무대에 올리며 안무가 백호울의 '관계…두 가지 이야기'는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드럼 비트에 맞춰 추는 한국 무용 춤사위로 관객의 눈길을 잡아 끈다. 자유참가작 공모를 통해 뽑힌 젊은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신선하다. 극단 행복자의 '의자들'은 무인도에 불시착한 인간들의 생존기를 의자와 동작만으로 표현한다. 예술집단 Fete는 게오르크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 '보이첵'을 새롭게 해석한 '보이첵 그리고…'를 선보이고,안무가 이지은은 어려움에 직면한 인간을 산에 오르는 코끼리와 애벌레로 표현한 '산너머-MM'을 공연한다. 이 밖에 공영선 · 허효선의 '소소한 일상',이상한 댄스 컴퍼니의 초연작 '돌이킬 수 없는 시간-Railroad' 등도 볼 수 있다.

해외 초청작은 총 3편이다. 싱가포르의 '인 소스 시어터'는 '포이즌'이라는 작품을 통해 욕망 미움 공포 증오 기쁨 사랑 등 7가지 감정을 물과 비눗방울 등의 소품을 사용해 표현한다. 프랑스인과 일본인이 만드는 '키프레임드'는 일본 부토의 움직임을 토대로 한 공연 '마다라'를,일본 이이무로 나오키 마임 컴퍼니는 '화살표 방향으로'를 선보인다. 공연 외에 아티스트와 관객이 만나 작품에 대해 대화하는 네트워킹 파티는 다음 달 9일 대학로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열리며,'키프레임드'가 '멀티미디어와 배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8일 오전 정보소극장에서 워크숍을 진행한다. (02)764-7462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