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오로께서 오늘 오셨다면 무엇을 하셨겠는가? 그 분은 출판,라디오와 TV를 이용해 어떻게든 보다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

이탈리아의 복자 야보고 알베리오네 신부(1884~1971년)는 이렇게 말했다. 선교를 위해 발품을 팔고 편지로 복음을 전했던 사도 바오로가 지금 이 시대에 산다면 보다 다양한 매체를 선교 방편으로 삼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알베리오네 신부가 1914년과 이듬해 각각 설립한 성바오로수도회와 성바오로딸수도회의 활동 분야는 출판,음반,영상,인터넷,서점,시청각 통신교육,미디어 교육 등을 망라한다.

이들 수도회를 비롯해 알베리오네 신부가 바오로의 영성을 닮고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등 '한국 바오로 가족수도회'가 바오로 탄생 2000년을 맞아 축제를 연다. 25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송중동 성바오로딸수도회 미아리본원 알베리오네센터에서 열리는 '성 바오로 축제'다.

이날 축제에는 4개 수도회와 3개 재속회(예수사제회 · 성마리아영보회) 회원 320여명이 참석해 기도,바오로 체험 발표,바오로 UCC 상영,공연,전시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UCC의 경우 '바오로를 만난 여인들''사랑의 편지'와 바오로와 닮은 사람을 찾는 '이 시대의 바오로를 찾아라' 등 재미와 감동을 전하게 된다. 또 수도자들이 직접 출연하는 노래와 콩트,연극,퍼포먼스,합주,율동 등의 공연과 시 · 노래 · UCC를 곁들인 유화 · 닥종이전도 열린다.

한국바오로가족 '바오로 해' 추진위원장 서영필 신부(성바오로수도회)는 "각 수도회들이 미디어를 통한 선교(성바오로 · 바오로딸 수도회),기도를 통한 사도직 지원(스승예수의 제자 수녀회),지역 교회 사목 지원(선한목자 예수수녀회) 등 다른 활동을 하지만 근본으로 삼는 정신은 바오로 영성"이라며 "성 바오로의 정신으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스승 예수님처럼 살고 전하는 것이 우리의 영성이며 카리스마"라고 말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갈라디아서 2장20절)이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각자의 존재가 그리스도로 충만해지고 그것이 밖으로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것.서 신부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사도 바오로가 그랬던 것처럼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살게 하는 것,다시 말해 또다른 그리스도로서 사는 것"이라며 "그것이 천주교 용어로는 완덕 · 완성이고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이라고 설명했다.

바오로가족 수도회 회원들은 평소에도 각 수도회 창립축일이나 바오로 대축일,스승예수 대축일 등에는 미사와 기도를 함께 드리고 부활소풍과 운동회 등도 함께 하며 가족처럼 지낸다고 그는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