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위기 원인은 지난 20년간 급성장하며 투기적으로 미국 경제와 정치를 지배한 금융 부문의 확장에서 비롯됐다. "

미국의 시사 평론가인 케빈 필립스는 신간 《나쁜 돈(BAD MONEY)》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금융 부문이 농업과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을 희생시키며 국가 경제의 몰락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책 제목의 '나쁜 돈(Bad Money)'은 가치가 떨어진 달러뿐 아니라 거대해진 금융 부문의 변덕성과 그로 인한 불량 상품,위험한 태도 등을 암시한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투기적 금융이 미국 경제와 정치를 지배하게 된 과정을 파헤치면서 '나쁜 돈'이 미국인들을 저버렸고 미국 자본주의가 세계 위기를 일으켰다고 비판한다. 제조업 분야는 1970년대까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금융 부문의 두 배였다.

그러나 2005년 금융 · 보험 · 부동산이 포함된 금융서비스 부문이 다른 부문을 압도해 GDP의 20%를 넘어섰고 제조업 부문은 12%로 급감했다. 그는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부채 증가,무능한 에너지 정책,이라크에서의 큰 실책,국제적으로 신망을 잃은 정치 지도자 등 워싱턴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다.

또 미국의 실패는 스페인,네덜란드,영국 등 몰락한 세계 경제 패권국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과도한 세계 진출,낡은 정치 시스템,지나친 부패,에너지원 고갈이 미국의 쇠퇴를 알리는 신호라고 꼬집는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