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실업의 한파가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의 고급 휴양지에도 불어 닥쳤다.

1일 현지 일간 미니반 뉴스에 따르면 몰디브의 메두파루섬에 위치한 리조트가 직원 가운데 절반인 90여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한달 뒤에 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지난해 시작된 세계 경제위기 이후 몰디브에서는 처음 있는 대량 해고다.

회사측은 경기 침체로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데다 5∼6월 비수기를 앞두고 예약률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는 것을 우려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 리조트의 총지배인인 모하메드 마디는 "이달 예약률은 대략 30% 선에 그칠 것이며 비수기가 시작되는 5월에는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 맞춰 회사 운영비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영업 상황이 호전되면 직원들을 다시 받아주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10년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해고 통지서를 받아든 직원들은 한숨이 절로 난다.

해고 통보를 받은 압둘 하메드 알리는 "이 리조트에서 웨이터로 8년을 일해왔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살 일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 2월 몰디브를 찾은 관광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나 줄었다.

몰디브의 관광산업의 주요 수요자인 유럽인들이 경기 침체로 씀씀이를 줄였기 때문이다.

몰디브관광산업협회(MATI)의 모하메드 이브라힘 사무국장은 "이번 해고는 앞으로 닥쳐올 쓰나미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비수기인 5월과 6월에는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몰디브는 국가수입의 90% 이상을 관광산업을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따라서 관광산업의 침체는 국가 경제를 뒤흔들 수 있고 대량실업에 따른 사회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우려 속에 몰디브 정부는 대량 해고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인·구직 센터를 신설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